사전 언론플레이 부적절 지적

▲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연일 언론을 통해 시장을 향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록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밝힌 상태이나 아직 정상업무를 보는 상황에서 청문회를 앞둔 은 후보자의 행보가 너무 적극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정책관과 자본시장조사단의 업무보고를 받으며“증권범죄가 첨단화, 지능화되고 있어 대응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증권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거래소 등 유관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업, 회계 개혁과 관련해 제재와 처벌 중심의 정책, 회계투명성 제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등의 사전 예방활동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 20일에는 현재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금융소비자 피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손실 규모를 확인하고 금융상품의 설계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점검하는 한편, 은행 등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 상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진행상황 등을 봐가며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위치의 후보자로서 생각을 정리해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에게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은 후보자는 현재 금융위가 지난 12~19일 진행한 금융위 국별 1차 업무 보고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의 교체에도 지금처럼 경제적 이슈가 산적한 때에 업무상 공백을 두지 않기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우에도 수장의 교체는 민감한 사안인데 자칫 정부가 인사교체 시스템 미비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특히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조국, 김현수, 은성수 등 주요 장관후보자들의 청문 검증을 철저히 할 것을 19일 당대표 취임 1개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상황에서 마치 언론을 통해 심대표가 문제 제기한 DLS 등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해 마치 사전 답변이라도 하듯 보도자료까지 써서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통상 후보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최대한 발언을 아끼고 청문회에서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순서지 시장과 선제적으로 소통하는 것 같은 액션을 취하며 보도자료로 생각을 전하는 것은 사전 언론플레이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후보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결을 함께하는 후보로서 현 정권의 정책에 힘을 실을 적임자로 회자되는 가운데 마치 이미 청문회를 통과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수출입은행장 재직 시절 국회 기획재정위원들에게 3년간 총 2100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 등 로비 여부를 소명할 부분이 남아있는 후보자가 산적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사전 작업에 나서는 것 같은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조국 후보 등이 개인사 관련 문제로 국민적인 관심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책적 능력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은후보 입장에서 시장에 적극 소통하며 문제해결 의지를 사전에 보임으로써 청문회 통과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