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고배 마신지 5년만…"송도→서울역 26분 주파"

▲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된 21일 오후 GTX B노선 시작점으로 알려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일대가 원활한 소통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인천 송도부터 서울 여의도·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가로지르는 'GTX(광역급행철도)-B' 사업이 21일 마침내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통과했다.

지난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첫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 지표인 B/C(비용대 편익 비율)로 0.33을 받아 고배를 마신지 5년만이다. 노선 등을 바꿔 2017년 8월 다시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후 2년 만에 통과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열린 재정사업평가위원회 회의에서 GTX-B 사업의 경제성 지표인 B/C가 두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0.97, 1.0을 받았다고 밝혔다. AHP(종합평가) 점수는 0.516, 0.540으로 평가됐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포함하지 않았을 때, 두 번째 시나리오는 3기 신도시 개발이 반영된 것이다.

국가재정법상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은 예타 조사를 받아야 한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1을 넘지 못하더라도 경제성 뿐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 등 사회·정책적 가치 등까지 반영한 AHP가 0.5 이상이면 타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

GTX-B는 총 5조7351억원을 투입해 송도국제도시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지나 남양주 마석에 이르는 80㎞ 구간에 급행 철도 GTX의 노선을 놓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GTX는 기본적으로 지하 40m 이하 깊이(대심도) 터널에서 최고 시속 180㎞, 평균 시속 100㎞로 달리기 때문에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6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사업 등 사업추진 방식이 결정되고 설계 등 후속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되는 경우 이르면 2022년말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GTX-B 노선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인천시는 조기 착공과 조기 개통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2020년 기본계획 고시, 2021년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승인, 2022년 착공, 2025년 개통 일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이를 좀 더 앞당기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구상이다.

인천시는 B노선의 예타 통과 다음 단계인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국토부와 함께 기본계획 용역비 20억원을 확보해 놓고 후속 절차 착수를 기다려 왔다.

인천시는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GTX B노선 사업이 국토부 주관사업임에도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인천시는 송도∼청량리 B노선의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오자 송도∼잠실 노선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강남 교통혼잡을 우려해 송도∼잠실 노선에 반대했다. 인천시도 결국 송도∼청량리 노선을 토대로 경제성 제고 방안을 찾는 데 고심했다.

인천시와 국토부는 결국 2016년 11월 B노선의 계획노선을 송도∼청량리에서 송도∼마석으로 약 32㎞ 연장하면서 승차 수요를 확대했다.

아울러 망우∼마석 구간은 지하에 새로 노선을 건설하지 않고 기존 경춘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절감하겠다는 내용으로 B노선을 재기획했다. 이 결과 B노선의 B/C값은 사업 추진 기준치인 1.0 을 넘어 1.13까지 올라갔다.

인천시와 국토부는 2017년 8월 B노선 사업이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되고 같은 해 9월 예타 조사가 본격 시작된 이후에도 열차 편성을 8량에서 6량으로 조정하고, 3기 신도시 계획으로 20만명의 수요가 추가된 점 등을 설명하며 예타 통과에 주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더욱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B노선 사업을 예타 조사 면제사업으로 신청했지만 수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박남춘 인천시장이 꾸준히 B노선 사업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정부 부처에 설명하고 강조한 끝에 결국 예타 통과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