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일무역전쟁 한국에 더 타격, 성장률 하향 전망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치의 물러섬 없는 미·중 무역분쟁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채질하며 증시 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제조업 등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 전망을 낸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지수 하락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26일 외환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2원 오른 달러당 1217.8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주말을 지나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자 다시 요동치며 장중 한때 1220.8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26일 하루 코스피에서 1434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1.64% 하락을 주도, 결국 1916.31로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1121억원을 순매도해 4.28% 폭락을 불러왔다. 특히 기관마저 920억원 순매도에 가세한 쌍끌이 매도로 600선이 붕괴된 582.91로 장을 마쳤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해 입장을 전하는 반면 중국은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를 통해 트럼프를 비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중국 관영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 확전에 나선 것은 전략적 실수”라며 공공연히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고 있다.

무디스가 26일 ‘중앙은행 금리인하에도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라는 보고서를 내 놓으며 한일 무역분쟁의 타격이 한국 측에 더 불리하다는 취지의 분석을 담은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의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지난 5년 평균 기록인 3%보다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3월 2.3%에서 2.1%로 조정한지 5개월만에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 또한 0.1%포인트 내려 2.1%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 무역분쟁의 실익에 대해 자체적인 분석만 있었지 제3자에 의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이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아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는 모양새는 투자 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4695%까지 떨어지며 2016년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금 가격은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해 짐에 따라 산업용 원자재 가격은 내리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올해 12월물 구리의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63% 하락한 수준에서 형성됐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5% 하락한 배럴당 53.4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1.16% 하락한 배럴당 58.6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미·중간 관세전쟁 범위가 더욱 확대됐고 양국의 발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되면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추가 고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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