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경제 비관론 확산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4월 101.6까지 오른 다음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배경으로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수출 부진,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을 꼽았다.

일본의 규제와 미중 분쟁 등 연이은 악재에 원·달러 환율은 이달 5일 1200원 선을 넘어섰고 코스피 지수는 2일 1900선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 모두가 내림세를 보였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3포인트 하락한 89였다.

이는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여파가 가시지 않은 2009년 3월(80)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2포인트 하락한 94로 나타났다. 2009년 4월에는 92를 기록한 후 최저 수치다. 즉, 소비자들은 금융 위기보다 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활형편 CSI는 1포인트 하락한 90, 소비지출전망 CSI는 2포인트 내린 105였다. 지표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생활 형편을 비관적으로 전망했으며 향후 소비자들은 지출을 현재보다 더 줄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한 시각을 나타내는 현재 경기판단 CSI는 4포인트 하락한 63이었다. 앞으로의 경기 흐름 CSI도 4포인트 떨어진 66으로 2016년 12월(6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3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금리 수준 전망 CSI는 9포인트 빠진 85였다. 앞으로 미국의 연준(The FED)은 추가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 또한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집값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포인트 오른 107로,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았다.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지만 최근 강남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부동산 상승할 것으로 인식했다.

집값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물가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은 2.1%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공공요금(42.1%), 석유류 제품(39.1%), 공업제품(31.4%)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대중교통 요금과 유류세 등이 물가 인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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