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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출입 규제와 관세 게임에 '경고음'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09.01 12:5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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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 게임을 시작한 이후 1년이 지나면서 그 피로도와 피해가 현실화 됐다. 미국과 중국 양국의 수출액 차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4000억달러 규모로 중국이 대미 수출로 4000억달러 규모의 무역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인 소비재 품목인 신발과 옷 등 70% 규모가 중국산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의 전체 대미 상품수출액은 5395억340만 달러인데 반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29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같은 심각한 무역 불균형속에서 미국이 지난해부터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해 단계적인 관세폭탄을 퍼붓는 가운데 오는 12월에는 전품목에 대해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양과 규모로 보면 수입의존도가 절대적인 미국 소비자들이 그 관세 폭탄전에 유탄을 맞고 있고 그 상처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미국 소매업계가 대중국 관세 부과를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유통, 신발, 장난감, 기술산업 등 소매 분야에 종사하는 미국 업체 수백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추가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호소했다. 미국 신발업체 200여곳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관세 취소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중 추가 관세 부과로 미국 소비자가 연간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비용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미 고율인 수입세를 고려하면 이는 일자리 파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미국의 개인과 가족이 내는 간접세라 점과 이로 인해 경기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소매협회(NRF)와 소매업지도자협회, 장비제조업협회(AEM) 등에 속한 160여개 기업과 미국 기술산업체의 로비 기구인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C)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말 쇼핑 시즌에 미국 중산층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대중 추가 관세 조처를 연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현재의 관세 수단은 효과가 없고 부정적인 결과만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1일부터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상당수 중국산 의류·신발 제품들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비롯한 핵심 정보·기술(IT) 제품들에 대한 관세부과는 12월 15일로 늦춰다. 이와 별개로 2500억 달러(약 303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세율을 오는 10월 1일부터 25%에서 30%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이 지난달 23일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와 10%의 추가 관세를 9월 1일과 12월 15일로 나눠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마자 취한 반격조치다.

우리와 무역의존도가 긴밀한 일본도 상황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우대국(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며 대한 수출 품목 규제와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주요 고객인 이들 한국 기업에 수출로 먹고 사는 일본 기업의 피해가 예상보다 역으로 커지자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공정에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를 전격 수출 해제조치를 취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약 두 달 만에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

또 다른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약 한 달여만인 지난 7일과 19일 2건을 허가한 바 있지만 이는 수출규제와 절차를 까다롭게 한 아베 정부로 인해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조짐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이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4일부터 수출관리를 엄격히(수출규제) 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출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난달 한국으로 수출된 불화수소 물량이 80% 넘게 급감한 것에 대해 ‘예상된 범위’"라고 밝혀, 일본 업체의 타격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7월4일부터 불소 함유량 30% 이상의 고농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플루오르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3종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했고, 이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지난달 한국으로 수출한 '불화수소' 물량이 전월대비 83.7%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처럼 관세폭탄 돌리기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멈추고 취소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것처럼 일본도 한국에 대한 수출품목과 절차가 원래대로 정상화되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피해와 후유증은 고스란히 기업, 소비자, 더 나아가서는 각국들의 경기침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현상을 보이는 시점으로부터 통상 6개월이후 경기침체기로 돌입했던 추세로 보면 그 경고음이 미국으로부터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2년짜리 국채보다 10년짜리 국채 금리가 높게 나타나는 금리역전현상이 최근 잇따라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예고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6∼9개월 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잇따른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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