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수출규제품목 영향 미미...대일본 수입액의 1.8% 수준

8월 수출 9개월 연속 감소했다.자료=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반도체 부진에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여건이 나빠지면서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감소한 442억달러를 기록햇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1.7%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월별로는 6월 -13.8%, 7월 -11%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가 감소했다.

산업부는 수출액 감소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 ▲기저효과(지난해 8월 수출 511억달러) ▲조업일 감소(0.5일) 등을 꼽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증가율을 각각 2.5%, 3.2%로 기존 전망치에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지난 6월 독일(-11.2%), 프랑스(-6.5%), 미국(-5.0%), 일본(-4.9%) 등 수출 상위 10개국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30.7%)와 석유화학(-19.2%), 석유제품(-14.1%) 등이 부진했다.

다행히 자동차(4.6%)·선박(168.6%) 등 주력품목은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자동차는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단가가 높은 SUV와 친환경차의 미주, 유럽연합에서의 신차 출시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이차전지(3.6%)·농수산식품(5.7%)·화장품(1.1%) 등 신 수출동력 품목은 선방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1.3), 미국(-6.7%), 일본(-6.2%)은 감소했지만, 아세안(1.9%), 독립국가연합(8.8%) 등 신남방·신북방 시장 수출은 증가했다.

대일본 수출이 6.2% 줄어었으나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대(對)일본 수출입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으로 반도체에 쓰이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수출규제 품목의 수입액은 8000만달러로 전체 대일본 수입액 41억6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그쳐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8월 들어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두 개 품목의 수출을 모두 세 차례 허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한국의 대외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시장의 올해와 내년 매출 전망치가 다시 하향 조정해 수출 시장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세계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4065억8700만달러(491조7000억원)로 지난해보다 13.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보고서 전망치(12.1%)보다 낮은 수치다.

WSTS는 작년 8월까지 올해 반도체시장이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같은 해 11월 2.6%로 내린 후 올 2월에는 3.0% 역성장 전망으로 돌아섰고 계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내년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이 4260억7500만달러로 올해보다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지난 6월 보고서(5.4%)보다 낮아진 수치로 당분간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8월 수입은 42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7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91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올해 최저치인 6월보다는 조금 낫다"며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량은 2개월 연속 견조한 성장세이고 자동차, 선박 등 주력품목도 선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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