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보온병’으로 유명세 탔는데…거래기업 불똥 ‘난감’
전범기업 미쓰비시 모태 둔 미쓰비씨 케미컬홀딩스 50.59%로 최대주주

▲ 스타벅스 등에서 MD상품으로 판매 중인 써모스 보온병 제품. 사진=유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국내 보온병 업계 1위 기업인 써모스코리아가 100% 일본기업인 것은 물론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전범기업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써모스 제품을 MD(merchandise)로 출시한 여타 기업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커피프랜차이즈 및 유통기업들은 그간 보온병 및 텀블러(콜드컵) 제품을 출시할 때 써모스코리아의 제품을 순위권 안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출시하는 MD상품마다 품절대란을 불러일으키는 스타벅스 역시 보온병 제품에 써모스코리아의 제품을 사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등 써모스의 제품을 활용해 온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재고 부담 탓에 제품을 회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이후 계약 등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측은 “현재 국내 정서 등을 고려해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으로 변경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써모스코리아는 일본기업인 써모스재팬이 100% 지분을 소유한 일본회사다. 대표인 마츠모토 노조미 역시 일본인이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군수물품으로 쓰였을 만큼 1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써모스는 본래 독일 기업이었으나 경영악화 등으로 1989년 다이요닛산(구 일본산소주식회사)에 매각된 바 있다.

이후 다이요닛산이 지난 2014년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에 팔리며 써모스 역시 미쓰비시 계열에 들어갔다.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는 다이요닛산의 지분 50.59%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미쓰비시는 2012년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299개 전범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당시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 ▲미쓰비시광업 다카시마탄광 ▲미쓰비시광업 하시마탄광 등 작업장을 운영하며 조선인을 강제 동원한 바 있다.

그러나 써모스코리아 측은 “써모스의 모기업인 다이요닛산이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에 배당하는 금액은 미쓰비시케미컬 등 다른 자회사에 전혀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며 “경영 역시 독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전범기업과의 관련성을 일축했다.

아울러 “모태를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전범기업과 무관하게 별도로 설립된 지주회사”라고 강조했다.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의 경우 미쓰비시 화학과 미쓰비시 웨르파마가 합병해 2005년 설립한 지주회사다.

미쓰비시 화학의 경우 홀딩스의 자회사로 별도 사업을 영위하다가 2017년 미쓰비시 수지, 미쓰비시 레이온과 합병해 미쓰비시 케미컬 코퍼레이션이 됐다.

홀딩스는 전범기업과 무관하다는 써머스코리아 측의 설명과 달리 미쓰비시 케미컬 코퍼레이션의 지분 100%는 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미쓰비시 케미컬 역시 자사를 ‘미쓰비시 케미컬홀딩스의 핵심운영사’로 표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범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그룹이 아닌 일부 계열사일 뿐이라 할지라도 통상적으로 그룹이 강제징용으로 벌어들인 자본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써모스 입장에서는 인수합병으로 미쓰비시 계열에 편입된 것일 뿐 전범행위에 가담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억울하겠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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