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마트 지분 99.96%, 日 본사 소유…500여억 빠져나가
이랜드월드 폴더 “국내 토종 슈즈 편집샵 최초 글로벌 진출 목표”

▲ ABC마트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시작된 ‘NO재팬’ 운동이 좀처럼 시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슈즈멀티샵 브랜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ABC마트에 대한 불매 역시 장기화 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2020년 시장규모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슈즈멀티샵 시장에서 ABC마트의 독주를 막고 시장 점유율 재편을 노리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브랜드는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폴더'다. 실제 '폴더'는 브랜드에 집중한 일률적인 신발 멀티샵이 아닌 고객조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브랜드와 색상의 신발을 적극적으로 소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일간투데이'는 ‘NO재팬, YES코리아’ 시리즈의 일환으로 일본 ABC마트를 대체할 수 있는 이랜드월드의 '폴더'를 집중 조명한다.

◇ ABC마트, 점유율 1위·5000억 매출에도 수익은 모두 일본 行

멀티샵 형태의 매장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를 포함해 다수 브랜드의 신발을 모아놓고 파는 ABC마트는 1990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유한회사로 설립된 기업이다. 창업주는 미키 마사히로(三木正浩)다.

ABC라는 사명은 각각 Ability(능력으로 채용), Bargain(파격적인 할인), Customer(고객의 욕구에 맞춘 마케팅)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일본식 시장 접근 마케팅을 통해 2002년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총 254곳의 매장을 운영하게 될 정도의 성공을 거뒀으며 독보적인 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기록한 ABC마트의 매출은 5114억원,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ABC마트 본사가 지분 99.96%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2002년 한국 진출 초기 한일합작형태로 운영된 ABC마트코리아의 일본 본사 지분율은 51%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일본의 지분율이 68%로 늘어났다가 2011년부터는 100% 일본이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2016년부터는 99.96%로 소폭 감소했다.

거의 100%에 가까운 지분을 일본 본사에서 보유하고 있는데다 로열티 역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모든 수익은 일본으로 향하는 상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2010년 1월부터 일본 ABC마트와 계약을 맺고 9년간 총 506억원에 달하는 로열티 등의 비용을 지급했다.

배당금 역시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전년 이익잉여급에 대한 배당으로 총 108억원을 지급했다.

최근에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를 통해 과거 욱일기를 내걸고 광고했던 전력까지 알려지며 더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BC마트의 스페셜 스토어인 ‘메가스테이지’에서는 욱일기가 담긴 광고를 영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고 폭로하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 속 여성 모델은 욱일기 문양의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있다.

이어 “ABC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이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에 비해 잘 안 되고 있다”며 “ABC마트는 한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갔지만 일본 브랜드 중 소비자 피해 접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일본상품 피해 접수 현황’에 따르면 ABC마트 상품에 대한 구제 신청은 680건(60.0%)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정보 제공 및 상담’으로 마무리돼 사실상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346건(30.5%)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BC마트는 유니클로 등과 비교해 불매운동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은 모양새다. 실제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매출은 각각 70.1%와 59%가 감소한 반면 ABC마트 매출 감소폭은 단 19%에 그쳤다.

이 때문에 ABC마트는 도리어 매장 수를 확장하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부터 8월 말까지 8개의 신규 매장과 3곳의 리뉴얼 매장을 오픈했다. 9월 내로 신규 매장 3곳과 1곳의 리뉴얼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ABC마트의 로고를 ‘ABE(아베)마트’로 바꾼 이미지를 확산시키며 불매 운동에 더욱 동참하고 있다.
 

◇ 이랜드월드 폴더, 토종 브랜드 뚝심으로 7000억 매출 목표

폴더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랜드월드가 론칭한 폴더(FOLEDR)는 단순히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수혜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자신들만의 색을 통해 국내 슈즈멀티샵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012년 ‘차별화’를 앞세워 첫 선을 보인 폴더는 기존 슈즈 멀티샵들이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소위 말하는 스포츠 메가브랜드에만 집중해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내놓는 방식을 채택했다.

취급 브랜드는 50여개로 기존 슈즈 멀티샵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자기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20대를 겨냥한 ‘폴더 only’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명 ‘별주’라고 불리는 별도주문상품 제작을 통해 폴더 단독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 매스고객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그 덕에 오픈 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수량은 1000만족을 넘어섰을 뿐더러 올해에는 연매출 1500억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폴더는 이 같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프리미엄 매장인 ‘폴더 하이라이트’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내 신촌 1호점을 시작으로 대구 동성로, 홍대, 명동 등에 오픈 예정인 ‘폴더 하이라이트’는 취급브랜드를 한 단계 더 세분화하고, 의류와 라이프 스타일 잡화류를 추가한 편집샵이다.

단순히 상품을 셀렉하고 판매하는 개념을 넘어 국내외 브랜드,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협업 콜라보레이션을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단독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해당 상품에 대한 글로벌 고객층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진출 확산까지도 내다보고 있다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시크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프리미엄 매장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고 공사장에서 보여지는 벽돌 파이프 요소를 차별화된 자재로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공간적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에는 70개 매장, 2000억원의 외형매출을 2023년에는 140개 매장, 7000억원의 외형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재 40개 수준의 오프라인 매장을 100여개까지 확장하고 4000억원 규모의 오프라인 매출 비지니스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특히 상권에 따른 매장 차별화를 통해 수익을 도모할 방침이다.

온라인 역시 고객에게 맞춘 구조전환을 통해 3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인 이랜드몰을 활용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폴더 블랙 프라이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온라인 집객을 활성화 할 예정이다.

유재민 폴더 브랜드장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글로벌 선도성을 갖추고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고객을 위한 ‘폴더 하이라이트’를 새롭게 론칭하는 등 고객층 정조준 및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5년 내 국내 토종 슈즈 편집샵 브랜드 최초로 세계 주요도시에 진출을 준비하는 등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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