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와 스파이' 감독 성범죄 불구 은사자상 수상
남·녀 주연배우 '난민문제' 언급 눈길
브래드 피트 주연 '더 랜드로맷' 수상 실패

▲ 영화 '조커'의 감독 토드 필립스(왼쪽)와 배우 호아킨 피닉스(오른쪽)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가 7일(현지시간) 제76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가 외톨이에서 완벽한 악당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을 다룬다. 베트맨이 선(善)의 영웅적 인물이라면 영화 ‘조커’의 주인공은 반(反)영웅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으로 악인형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묘사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필립스 감독은 베네치아 인근 리도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조커 역을 열연한 호아킨 피닉스에게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을 신뢰해 준 데 대해 거듭 감사하다"먀 "호아킨 피닉스 없이 이 영화는 있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티저에 사용된 음악은 찰리 채플린이 작곡한 '스마일(Smile)'이고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 상영관 장면도 나온다. 우리나라에는 10월 2일 개봉될 예정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드레퓌스 사건'을 영화화한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는 은사자상을 받았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1977년 13세였던 모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프랑스로 도피했으나 작품 활동은 지속하며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 감독의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장교와 스파이'는 후보작 21편에 포함됐을 때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영화제 심사위원단 측은 '영화만 놓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우주연상은 '마르틴 에덴'에 출연한 이탈리아 배우 루카 마리넬리, 여우주연상은 프랑스 드라마 '글로리아 문디'에 출연한 아리안 아스카리드이 각각 수상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출신의 두 배우는 수상 소감에서 현안인 난민 문제를 동시에 언급해 유럽 사회가 ‘난민 문제’를 두고 인도적 입장과 정치적 과제 사이에서 갈등에 놓여 있음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아스카리드는 "이 상은 지중해 바닥에 영원히 잠든 이들을 위해 바치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고 마리넬리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망 온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바다로 간 훌륭한 사람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의 로이 앤더슨 감독은 '어바웃 엔드리스니스'로 감독상을 받았다. 최우수 각본상은 홍콩 독립영화의 대부로 손꼽히는 욘판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넘버 세븐 체리 레인'이 차지했다.

진출작에 포함돼 관심을 끈 브래드 피트 주연의 '애드 아스트라'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하고 메릴 스트리프가 출연한 영화 '더 랜드로맷'은 수상에 실패했다.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영화제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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