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준 확대, 관세·환율·기술보호무역주의 확전 준비해야"
"수출시장·품목·해외 생산 기지 다변화…첨단기술 확보 M&A 적극 추진해야"

▲ 전경련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 왕윤종 현대중국학회장,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서진교 KIEP 무역협정팀 선임연구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사진=전경련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미·중 무역패권 경쟁이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계속될 것을 예상하고 장기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양국간 관세 전쟁을 넘어서 글로벌 관세 전쟁, 환율·조세 정책 변화, 기술보호무역주의로까지 확대될 것을 고려해 정부·기업이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재임을 위한 성과 도출이, 시진핑 중국 주석 역시 자국의 경제안정과 성장지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 통상마찰의 조기봉합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전략상 협상을 내년 미국 대선까지 끌고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협상결렬의 기저에는 상호 신뢰·이해 부족 문제가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협상결과 법제화 문제가, 중국 입장에서는 이미 부과된 보복관세의 일방적 철회 등 주권 침해로 볼 수 있는 문제가 주원인으로 있다"고 꼬집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통상분쟁이 양국 문제로 국한되는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중국이 환율이나 조세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우리 기업의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설비투자 조정으로 자본재 수출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관세전쟁으로 확대돼 세계 평균관세율이 현재 약 5%에서 10%로 상승시, 한국 성장률은 0.6%p 감소하고 고용은 15만8000명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 위기발생으로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은 0.5%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널 토론 진행을 맡은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장기화되는 미·중 통상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 기업들은 수출시장, 수출품목, 해외 조립생산기지 등을 다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되도록 많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미·중 통상분쟁이 기술보호주의로 확산되고 있음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외국 선진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미·중(G2)의 힘겨루기가 기술전쟁·환율전쟁으로 확산되며 세계무역기구(WTO) 세계교역전망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이고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인 수출 감소, 한일갈등 등에 따른 기업심리 악화로 인해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가혹하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