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보고 투자매수 검토 유의미

▲ 체질이 바뀐 증권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중이다(출처=겟티이미지)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상반기 역대 최고의 실적으로 주가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 증권주들이 막상 2분기 실적을 열어보니 투자자의 평가는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시황에 따라 이익규모의 변동폭이 큰 위탁거래(Brokerage)와 리테일 의존도가 줄어들고 투자은행(IB)부문 실적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주가도 재평가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국내외 부정적 이슈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증권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바뀌지 않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코스피지수와 증권주들로 구성된 증권업종지수를 비교시 증권업종지수가 코스피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6월 20일 기준 코스피지수 종가는 2131.29, 9월 20일 종가는 2091.52로 3개월간 1.8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업지수는 1943.64에서 1809.10으로 6.92%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 후 최근 한달간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2100 부근으로 반등하는 동안 증권주들은 그 상승폭을 쫓아가지 못한 결과다.

국내 대표적 증권분석가 중 한명인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지난 6월 21일 ‘본격적 리레이팅(Re-rating) 국면 진입-예전의 내가 아니야!’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에 대한 본격적인 재평가가 일어날 것을 예측했다.

장 연구원은 “이익, 배당,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모든 측면에서, 증권주의 절대적·상대적 투자메리트가 증폭하고, 소매영업(Retail) 의존도 감소, 운용부문 파이프라인 다각화, 우호적 정부규제에 따른 신성장동력 확보 등으로 증권주가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예측했다. 나아가 “과거 천수답 형태의 사업모델에서 국가 경제 시스템의 한 축으로서 확연히 진화된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 1분기 주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발표했고, 2분기 역시 증권사 실적에 우호적인 저금리 기조와 견조한 투자은행(IB) 실적으로 2분기 역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 예측됐고, 나중에 이 예측이 사실로 확인됐다.

장 연구원 뿐 아니라 상반기에 부진한 주식시장의 흐름 대비 깜짝 놀랄 실적을 보인 증권주들의 체질개선을 분석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글로벌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매물 찾기에 나서 성공사례들이 나오며 새로운 활로를 찾는가 하면, 그룹의 지원 등을 받으며 불붙은 자본확대 경쟁과 발행어음 사업 시작으로 투자여력이 커진 증권사들은 글로벌 투자은행과 겨룰 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각 증권사들의 해외법인이 실질적인 이익을 내기 시작하고, 딜소싱(Deal Sourcing)에 도움을 주면서 시너지를 내는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모 증권사 증권분석 연구원은 “증권사가 과거와 다른 수익구조로 변신하고 있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증권주가 과거 시장 변동성 대비 더 큰폭의 움직임을 보였던 기억을 투자자들이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고 증권주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주식시장에 드리운 여러 악재들이 증권주 매수에 선뜻 나서는 걸 주저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코스피지수와 여전히 상존하는 미·중 무역분쟁의 리스크 등으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부담스러운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연기금의 적극적인 매수로 9월 들어 국내 시장은 타국 대비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의 추가 금이 인하도 올해 내로는 어렵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보다 협상에 대한 진행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IR담당자는 “주가라는 것이 기대감이 선반영 될 수도 있고 실적 확인 후 후행적으로 따라갈 수도 있는 거지만 한두 분기 실적만 가지고 증권업이 탈바꿈했다는 믿음을 주기는 아직 역부족인 것 같다”며 “다만 증권업이 과거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은 안팎의 합치된 의견(Consensus)이므로 현 단계에서 우량 증권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가는 것은 분명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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