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반경 3km 내 돼지 8350마리 살처분…“전체 양돈 농가 20% 달해”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 28일 정오까지 48시간 연장
26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정밀검사 진행

▲ 인천 강화군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다섯 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돼 양돈농장 입구에 외부인 출입이 제한됐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강화 삼산면에 이어 석모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되면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총 7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밤 인천 강화군 삼산면 돼지농장에서 의심 사례가 발생해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ASF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 건수는 모두 7건으로 늘었다.

강화 불은면 양돈농장에 이어 석모도에서도 ASF가 확진됨에 따라 강화도 일대 양돈 농가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의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해당 감염 경로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군 삼산면 돼지농장의 경우 강화도 본섬이 아닌 석모도에 위치해 있어 ASF 확산 경로에 대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강화군에서 ASF 확진 농가가 발생한 지 이틀째, 인천시는 돼지 820마리를 포함, 반경 3km 내 4개 농장에 있는 돼지 8350마리를 이날까지 살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인천 강화군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하거나 의심 농장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축산차량을 통한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경기 북부권역의 축산 차량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지만 경기 북부에서 ASF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ASF가 발생한 지역은 인천 강화, 경기 김포, 파주, 연천, 포천, 동두천, 양주, 고양, 옹진, 철원 등이다.

지난 17일 국내 첫 발병 후 국내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6건 확진된 이후 농식품부는 앞서 3개 광역시·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돼지와 가축분뇨가 다른 권역으로 반·출입되지 않도록 제한하며 방역을 한층 강화했다.

또 경기 북부 중점관리지역 밖에 있는 축산 관계 차량이 중점관리지역 내 시·군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전용 차량 등록을 하고 발급된 전용 스티커를 부착해야 해당 지역으로 진입이 가능도록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24일 전국에 48시간 동안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 내렸지만 이번 추가 확진으로 이를 28일 정오까지 48시간 더 연장했다.

정부의 강력한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돼지 사육 농가들의 피해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리로 연결된 섬 지역인 강화군에는 인천 전체 43개 양돈농가 중 35곳(81.4%)이 집중돼 있어 피해 농가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화군 양돈농가의 사육 두수는 인천 전체 4만3108마리의 88.2%인 3만8001마리에 달한다. 이중 5차 확진 농가인 강화 송해면 농장의 돼지 388마리는 25일 이미 살처분 됐다. 현재 인천 강화군에서 살처분 대상인 돼지 8738마리는 인천 전체 사육 돼지 4만3108마리의 20.3%에 해당한다.

이처럼 대대적인 살처분이 진행되는 이유는 정부가 올해 7월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하면서 대응 수위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돼지열병 발생농장 돼지만 살처분 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농장 500m 내 농장 돼지를 즉시 살처분 하도록 관계 법령을 개정했다.

게다가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예방적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살처분 범위를 3km 내로 확대했다.

이처럼 양돈 농가의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뚜렷한 피해 보상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판매된 가축재해보험에는 돼지열병을 담보하는 상품이 없어 피해 농가가 보험금으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해당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정부는 살처분한 농가는 정부에서 산지 가격의 100%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26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농장에서는 어미돼지 1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돼지 714마리를 키우고 있는 은현면 농장은 4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던 파주 농장과 19.9km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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