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액 10배 수준…영업이익 대비로는 증가
김종훈 의원, "마케팅비, '고객 빼앗기' 경쟁 낭비…R&D·시설 투자 등 강화해야"

▲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연도별 마케팅 비용 현황. 자료=김종훈 민중당 의원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연구개발(R&D)비의 열배에 이르는 금액을 마케팅비에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신 3사가 경쟁사 '고객 빼앗기' 경쟁을 위한 마케팅비 지출보다는 R&D·시설투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지출을 늘려 생산성과 통신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종훈 의원(민중당·울산 동구)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들은 마케팅 비용으로 7조58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통신 3사들은 R&D 투자에는 10분의 1수준인 7600억원을 썼다.

지난해 통신 3사 마케팅비는 2017년 7조9505억원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 대비로는 오히려 증가했다. 2017년 통신 3사들은 마케팅비로 영업이익(3조4935억원)의 2.28배를 지출했지만 2018년에는 영업이익(2조9938억원)의 2.53배를 마케팅비로 지출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에 비해 마케팅비 감소폭이 적으면서 마케팅비 비중이 커진 것이다.

통신 3사들은 마케팅비의 대부분을 광고선전비외 항목으로 지출했다. 광고선전비외 항목은 주로 판매촉진비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통신 3사들이 광고선전비외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6조9914억원으로, 전체의 92.2%이다.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금액은 5886억원으로 전체의 7.8%에 지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통신 3사들이 판매촉진비에 대규모 비용을 지출했다는 것은 영업확장을 위해 서로 과도한 경쟁을 벌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판매촉진비 지출은 주로 경쟁 상대편의 고객을 뺏어오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판매촉진비는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일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낭비"라고 질타했다.

이어 "통신사들이 판매촉진비를 줄이고 대신 R&D 투자, 시설투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소싱(In-Sourcing·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자체 인력을 통해 공급하는 행위)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훨씬 더 효율적이다"며 "KT가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시설투자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경비 인력을 늘렸다면 지난해의 화재사건과 같은 재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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