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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 트럼프 자본시장 퇴출 으름장 방어할 수 있을까?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09.30 15:0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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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대(對)중국 자본투자를 전면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뉴욕 주식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뉴욕 증시도 내림세로 마감됐다.

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이 '관세> 기술> 환율 분쟁'을 넘어 ‘자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CNBC 방송 등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거래소 상장을 중단하거나, 미국 공적 연기금의 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퇴출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0일 미 워싱턴DC에서 재개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게 진짜 목적이라는 분석이지만 이 같은 보도로 알리바바(-5%), 징동(-6%), 바이두(-4%) 등이 폭락한 가운데 중국의 간판 기업들이 상장된 나스닥 종합지수가 1.13%나 급락했다. 이 때문에 미 재무부는 28일 성명에서 “현재로서 정부는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상장을 차단하는 계획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성명에서도 ‘현재로서’라는 단서를 달아, 당장은 아니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자본시장 규제 조치를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시진핑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전방위 대중 공세를 견뎌낼 수 있을까?

자본투자 차단하는 방안,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방안, 미국 정부 관련 연기금의 중국 시장투자 차단, 미국이 관리하는 주가지수에 중국 주식을 제외하는 것 등을 검토하는 방안은 돈줄을 완전히 차단하는 극약 처방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미국의 추가 중국 제재 조짐에 대해 중국경제금융연구소(소장 전병서)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내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지만 중국은 이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하면서 기금 모집을 끝냈고, 돈은 중국으로 가 버렸다”면서 “오히려 여기에 돈을 덴 미국의 기관과 개인이 손실 본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소송이 걸릴 이 사안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무역협상에서 잘 안 풀리는 것을 해결하는 압박수단 중의 하나로 금융제재 카드를 꺼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만약 실행한다면, 중국 기업의 퇴출이나 제재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미국증시의 하락이나 잠재적인 우량기업의 미국상장을 차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월까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156개 기업으로 시총은 1조2000억달러 정도로 지난 2018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20조4000억달러의 5% 규모에 달한다. 1조2000억달러 어치 중국 기업이 미워서 이를 퇴출하려 하다 미국증시가 10%만 떨어져도 GDP의 14.2%인 2조8000억달러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트럼프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중국 기업이 미국증시에 IPO 한 것을 보면 2017년에 8개 기업, 2018년에 42개 기업, 2019년에 23개 기업 등 2017년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73개 기업이고 이들이 IPO로 조달한 자금은 120억달러, 854억 위안 규모다. 2017~2019년간 중국증시 IPO 규모는 657개 기업에 5092억위안 규모다. 미국증시에서 IPO 비중은 기업 수에서는 11%, 자금조달비 중으로는 17% 선에 불과해서 미국 증시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상장조건에 흑자가 나야 하는 조건이 있어 초기에 흑자가 나기 어려운 인터넷기업의 중국상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바람에 중국 인터넷기업들은 미국과 홍콩에 상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기업이 급성장하자 성장의 과실을 미국과 홍콩이 가져간다는 비판 때문에 중국은 2019년 상하이에 첨단산업 6대 업종 업체만을 전문적으로 상장시키는 '커촹반(Star Market)'을 만들었다. 커촹반은 중국 정부의 허가제가 아닌 요건만 맞으면 상장하는 등록제를 도입했고, 순이익이 나지 않는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바로 미국 나스닥의 경쟁 시장이다.

미국이 중국 인터넷과 첨단산업기업을 상장시키지 않는다거나 상장 폐지하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상해 커촹반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을 이미 열려 있다.

그리고 미·중의 무역전쟁 와중에 반도체기술 제재가 일어나자 중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미국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하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의회가 중국 기업의 미국증시에서 자금조달을 제한하는 법안을 제출하자 중국의 알리바바는 홍콩 2차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금조달이 안 되면 홍콩이나 중국본토에 주식예탁증서(DR, CDR)형태로 상장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길도 터놨다.

이번 미국의 중국 기업 상장제한이나 투자제한 조치는 검토 가능성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인다. 하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이는 미국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고, 중국이 커촹반을 통한 첨단산업육성에 더 박차를 가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일본에 예기치 않는 소재부품 규제를 당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중 간 금융전쟁 확전이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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