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동결제 방식 구현…이마트24 셀프스토어 김포DC점
‘아마존고’보다 처리 속도 빠른 ‘Just Walk Out’ 기술
현재까지는 직원 도움 상당수 필요…테스트 점포 운영으로 보완 예정

이마트24 셀프스토어 김포DC점 매장 외부. 사진=유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쓱(SSG) 깔고 쓱 나오면 끝난다.”

30일 공식 오픈일에 맞춰 방문한 김포시 장기동 소재 이마트24 셀프스토어 김포DC점의 이용 방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와 같았다.

김포DC점은 신세계아이앤씨의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센서 퓨전(Sensor Fusion)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유통 매장이다.

메인 기술은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파악해 자동으로 계산 및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노 웨이트, 필 프리 투 고(No wait, Feel free to go, 기다릴 필요 없이 자유롭게 나가도 좋다)’, ‘저스트 픽 앤 아웃(Just pick & out, 오로지 상품을 집고 나가라)’ 등의 슬로건처럼 기존 계산대에서의 결제 작업 없이도 구매를 가능하도록 해 일명 ‘한국형 아마존고(Amazon Go)’라고 일컬어진다.

현재 이마트24의 기존 무인점포를 비롯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운영하는 무인 시스템 적용 점포는 140여개 이상이지만 자동 결제 시스템까지 적용된 매장은 국내 최초다.

이마트24 직원이 매장 이용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앱 설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우선적으로 매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쓱페이(SSGPAY)’ 앱을 필수로 설치 후 자동 결제수단을 등록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KT멤버십 할인 혜택까지 적용하려면 ‘이마트24’ 앱도 설치해야 한다.

실제 ‘쓱페이’와 ‘이마트24’ 앱 모두를 처음 사용하는 기자가 김포DC점에 입장하기 전까지 걸린 시간은 10여분 이상이었다.

2개의 앱 다운로드와 회원가입에 필요한 절차, 자동 결제 카드 등록에 KT멤버십 카드번호 입력까지 진행해야 했기에 취재가 아니었다면 중간에 그만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느껴졌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고객 중 대다수는 “어플을 깔아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에 “귀찮다”며 인근의 타 점포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기자와 함께 동행 한 일행 역시 “혼자 들어갔다 오라”며 앱 설치를 거부했다.

10여분의 사투 끝에 겨우 입장 QR코드를 생성 받을 수 있었지만 첫 입장 전 인식 과정에서 수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상주 직원의 도움을 받아 앱을 재시작 하고 난 이후에야 정상적인 입장이 가능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마트24 관계자는 “사실 한 번만 등록하고 나면 매우 편리한 시스템인데 고객들이 초기 과정을 복잡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이에 매장 직원이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입장에 필요한 절차를 친절히 안내하고 이를 통해 향후에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 셀프스토어 김포DC점 매장 내부. 사진=유수정 기자

김포DC점 매장 내부는 상품의 진열 방식이나 전반적인 분위기 등이 일반적인 점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평소 매장을 이용하듯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집어 들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계산대’가 없다는 점이었다. 입장했던 곳 바로 옆으로 마련된 출구로 그냥 나오기만 하면 된다는 직원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물건을 들고 퇴장했다.

10초도 채 지나지 않아 SSG페이 앱에서 ‘결제 완료’ 안내 문구가 떴다. 동시에 카드사에서 결제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이는 매장 내 자동결제 기술인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게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의 설명이다.

‘저스트 워크 아웃’은 미국 아마존의 무인 매장인 ‘아마존고’와 같이 매장 내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Sensor)가 고객의 쇼핑 동작과 동선을 추적하고 상품 정보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간편결제 플랫폼 ‘SSG페이’와 클라우드 기반 POS 시스템을 활용해 자동결제 기술을 완성했다.

고객이 쇼핑을 끝내고 매장을 나가면 클라우드 POS를 통해 고객이 실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전송되고 SSG페이를 통해 결제가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특히 신세계아이앤씨는 컴퓨터 비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아마존고’보다 적은 30여대의 카메라만으로 모든 과정을 가능하게 했으며, 결제 시간 역시 짧게는 5초 내로 단축해 불편을 최소화했다.

입장 전 단계만 조금 복잡했을 뿐 매장 이용 방법은 오히려 일반 매장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느껴졌다. 계산을 위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될 뿐더러 계산에 필요한 시간을 매장에서 퇴장하는 동작만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매장 곳곳에 붙어있는 이용 안내문. 사진=유수정 기자

 다만 쇼핑한 물건을 타인에게 건네거나 타인 대신 물건을 집을 경우 본인이 구매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했다. 물건을 집어 들었으나 최종적으로 구매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올려두어야 결제 오류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카메라에 인식된 고객의 동작과 상품이 진열된 매대의 무게 등을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결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매장 내 상주하고 있는 직원 혹은 이마트24 고객센터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번 테스트 매장의 시범 운영을 통해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을 보다 보완할 방침이다. 이에 현재까지는 매장 추가 확대 계획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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