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고교 무상교육에 기인

▲ 농축수산물 가격 추이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 자료=한국은행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내년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1%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은은 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발표 후 낸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 점검' 자료에서 9월 소비자물가가 하락한 배경에 대해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작년 여름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폭이 크게 확대되고 9월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날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공식적으로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를 가리킨 적은 있었지만,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상승률은 0.0% 보합에 그쳤다.

한은의 "지난해 8∼9월 중 농축수산물 상승률이 작년 7월 대비 크게 올랐고, 이는 올해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기저효과)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또 농축수산물은 9월 물가를 0.7%포인트 낮추고, 석유류는 0.2%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이어 "지난달부터 시행된 고교 3학년 대상 무상교육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됐다"며 "디플레이션 현상에는 대부분 자산가격 조정이 수반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 단기 하락과 디플레이션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과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베트남 등 물가가 하락했던 적이 있는 아시아 5개국을 대상으로 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에서 1990년 1분기∼올해 2분기 중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은 총 356회(분기 기준) 발생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런 물가하락기는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중반 유가 급락기를 전후해 많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기저효과가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다가 11월 이후부터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이후 1%대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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