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의원, 대조군 중 인장강도 기준치 미달

▲ 김병기 의원.
[일간투데이 권혁미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정박용 밧줄) 파단 사고 원인 분석 과정에서 홋줄의 부실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해군이 이를 사고조사 결과보고서에서 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홋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발표한 해군 조사 결과와는 대조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은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해군으로부터 받은 보고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군이 국과수의 홋줄 실험 결과 일부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와 보고에 따르면 해군은 홋줄 인장강도 실험에 대한 공정성을 기하고자 국과수에 해당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대상은 사고 당시 끊어진 문제의 홋줄과 대조용 동종 홋줄 등 홋줄 20개였다. 모두 A업체가 납품한 제품이었다.

국과수는 그 중 오류·오차 없이 실험했다고 판단한 홋줄 13개에 대한 결과를 해군에 전달했다. 그러나 해군은 이중 8개의 결과만 공개하고, 나머지 5개의 결과는 누락했다. 문제는 누락된 5개 홋줄의 인장강도가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사고조사 결과보고서에 공개된 홋줄의 인장강도는 56∼67.8t으로 1개의 홋줄만 기준치에 미달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누락된 5개 홋줄의 경우 인장강도가 49.4∼55.4t으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해군은 홋줄의 최소 인장강도 60t으로 보고 있다. 사고 홋줄은 60.4t이었다. 안전상 문제점이 확인된 6개의 홋줄 중 1개만 공개하고 5개에 대한 결과는 제외한 셈이다.

이에 김병기 의원은 "누락된 5개 홋줄의 경우 '아이 가공부'(연결고리) 쪽에서 줄이 끊어졌다"며 "사고 홋줄 역시 초크에 걸리는 부분이 끊어져 매우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서에서 제외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에서 동종 제품의 이상이 발견됐다면, 이 역시 공개하고 부실한 홋줄에 대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종료 후 복귀한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장에서 갑자기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역을 한 달 앞둔 병장 1명이 숨지고 상병 3명과 중사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3년과 2015년에도 홋줄이 끊어지면서 작업자들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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