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내 쿠르드 지역 공격으로 15명 사망…민간인 8명"
국방부 "유프라테스강 동쪽서 작전 시작"
트럼프, 터키군 쿠르드 공격 사실상 묵인 비판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개시하면서 시리아가 화염에 휩싸였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는 지난 9일(현지시간)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공격으로 민간인 8명을 포함해 1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터키 국방부는 시리아 북동부를 공격하게 된 배경과 병력의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배제한 채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안보 관계자의 전언을 통해 "터키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터키 매체들은 군이 네 곳을 통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으며 이 중 두 곳은 탈 아브야드와 가깝고 다른 두 곳은 좀 더 동쪽의 라스 알-아인 인근 지점이라고 전했다.

CNN은 터키 국방부는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공습 지역에서는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고 전투기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터키군의 지상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SDF 전사들은 탈 아브야드를 향한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터키군이 지상전을 시작하자 IS 격퇴전을 중단하고 시리아 북부에 병력을 집중시켰다.

터키 국방부는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전은 유엔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 테러리즘 전투에 관한 결의안의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는 안보리에 보낸 서신에서 군사 작전이 적절하고 신중하며 책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5개국의 요청으로 10일 회의를 소집했다.

터키 국방부가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과 달리 터키군은 본격적인 지상군 진격에 앞서 공습과 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군은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를 시작으로 터키 접경 시리아 국경도시에 무차별적인 공습과 포격을 가했으며 터키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카미실리와 아인 이스사, 코바니 등도 공격했다.

이로 인해 민간인과 쿠르드군의 사망자가 잇따랐으며 수 천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터키군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과 쿠르드군 7명 등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SDF는 터키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수십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라스 알-아인에서 수천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민병대 YPG를 조직해 미군의 지원 하에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전했으며, 약 1만1000명의 YPG 대원이 IS와의 전쟁으로 사망했다.

이후 쿠르드족은 미국의 동맹 관계를 구축했으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로 규정했다.

한편 쿠르드족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던 미국에 대한 배신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은 미군의 시리아 주둔 철수 명령을 내렸다. 쿠르드족은 이에 대해 터키군의 쿠르드 공격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미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실제로 터키군의 군사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미군 철수 계획을 밝힌 지 사흘 뒤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된 뒤 "나쁜 생각"이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공화당으로부터도 '동맹을 버렸다', '가장 큰 실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SDF는 터키군에 비해 병력이 크게 뒤져 실제 전쟁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리지만 SDF가 게릴라 전술을 통해 항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드는 주민들에 전쟁 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터키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재단(TEPAV)의 니하트 알리 오즈칸은 SDF가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면서 "모기처럼 터키군을 괴롭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터키는 최근까지 쿠르드를 지원해 온 미국과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이 답보 상태를 거듭하자 기습적으로 쿠르드 격퇴 군사작전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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