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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밥그릇 싸움 벌이는 증권업과 은행업상호 경쟁 속에서 증권업 성장 가능성 있어
  • 장석진 기자
  • 승인 2019.10.10 17:2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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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맞대고 토의중인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右)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中)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상반기 국내외 부동산투자 등 투자은행(IB)부문 호조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익 확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시현하던 증권사들이 3분기 들어 실적발표를 앞두고 추정치가 하향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은행의 파생상품 판매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증권과 은행의 칸막이가 점점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업황이 어려운 양 진영의 밥그릇 싸움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금융산업업권별 격벽을 유지하는 전업주의를 무시하고 복합화·겸업화를 추진해온 그간의 금융정책 때문에 이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DLF사태의 주범은 은행이지만 잘못된 금융정책을 편 금융위·금감원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은행을 제1금융권이라 부르며 모든 걸 독차지하는 겸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각각의 전문성에 맞게 전업주의로 전환하지 않는 한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이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은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기술도 모르는 사람한테 변리사 자격증을 주고 막상 기술을 아는 변리사는 소송대리권이 없어 문제인 것과 다르지 않다”며 “회계사도 세무사 자격이 자동으로 주어지지만 막상 세무가 전문 영역이라 회계사들이 다루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은행의 독점적 지위를 지적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보면, 지난 2016년 8월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증권사들에게 발행어음 사업을 허용하기로 하자 은행들은 거세게 반발했었다. 은행의 고유 업무로 여겨온 기업대출 시장에 증권사가 진출함으로써 은행과 증권사가 고객 확보를 위해 금리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중인 한 증권사 기획팀장은 “사업을 인가 받은 한국투자, NH투자, KB 3사가 올해 상반기까지 기록한 수신액 합계가 10조원 정도고, 각사가 초기마케팅 차원에서 열심히 판매에 나섰지만 금리 역마진 등을 생각해 공격적인 수익률을 제시하긴 어렵기 때문에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어 은행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기획본부장은 “미래에셋대우나 신한금투 등 추가적인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고 은행 고객의 유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오면 언제든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에 굳이 발행어음이 아니더라도 낮은 금리에 차입할 수 있는 대체 수단들이 있어 증권사들도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확보에 속도조절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증권업과 은행업간 밥그릇 싸움의 원인은 각자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음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증권사 입장에선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사라져 주식 위탁매매, 펀드 등의 수수료와 보수에 기반한 전통 비즈니스가 무너진 것이 첫째 이유다. 성장 동력이 꺼지니 신규로 상장시킬 기업공개(IPO) 가능 기업이 줄어들어 증권사간 과열 경쟁이 생기고 당연히 수수료 수입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IPO로 시작해 증자, 채권발행, 퇴직연금 등 교차영업(Cross Selling)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 시작부터 어려워진 셈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본부장은 “그나마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이 부동산을 위시한 대체투자 영역인데 최근 해외부동산 과열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계 유동화증권 잔액이 급증해 올해 30조원을 돌파하면서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먹거리가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금리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비이자수익에 대한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문성이 없는 영역임에도 고객들에게 무리한 영업을 하게 된 배경이다.

증권업을 분석하는 한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이미 증권업과 은행업은 칸막이가 사라졌다”며 “국내 금융산업은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과 상업은행(CB, commercial Bank)이 힘의 균형을 이룬 영미권과 비교할 때 아직은 상업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상호 경쟁 속에서 증권업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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