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 전성시대 열리나

▲ 지난 2일,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 3층에서 열린 롯데리츠 설명회에 강사로 나선 채상욱 연구원이 투자자들에게 리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하나금융투자)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주요 증권사 4곳이 상장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하며 관심을 모았던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의 기업공개(IPO) 일반청약이 63:1을 기록한 가운데 청약증거금 4조7610억원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미 수요예측 단계에서 100조원 이상의 돈이 몰리며 기관들의 러브콜을 받은데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 정부의 정책 변화와 리츠시장의 장밋빛 전망에 대해 증권사들의 사전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공휴일인 한글날을 제외하고 3일간 진행한 일반 청약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3개 인수단 회사들을 통해 6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만 5조원 가까인 모인 ‘흥행대박’이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증거금 이자수익만으로도 그간 마케팅을 위해 쏟아부은 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게 됐다.

롯데리츠 청약의 성공 조짐은 이미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시 경쟁률이 358.06대 1을 보이며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인 5000원에서 결정됐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해당 증권사들 조차 놀라는 분위기다. 인수단으로 참가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은 했으나 이번 달에 워낙 IPO진행 건수가 많고,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리츠가 낯선 개념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반청약을 전후해 이번 공모 진행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공모리츠의 투자매력과 장점을 소개하는 설명회와 리서치센터 분석리포트들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일 본사 3층에서 이 회사의 간판 부동산 담당 애널리스트인 채상욱 연구원과 기업금융실 서대하 상무를 연사로 내세워 롯데리츠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비가 오는 가운데도 행사장은 빈자리가 없어 일부 투자자들이 서서 강연을 들어야 할 정도로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채상욱 연구원은 “새로운 정책 하에선 부동산 자산이 많은 기업은 공모리츠를 통한 절세시도가 많아질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부동산 직접 구매와 비교시 리츠는 취득세가 없고, 거래세가 훨씬 싸며 양도소득세 부담도 없는데다 높은 유동성에 6개월마다 배당까지 받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3월과 9월에 배당을 주는 리츠와 6월과 12월에 배당을 주는 리츠 두 종목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장기 보유한다면 일년에 4번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현재 2가구 보유가 어렵게 됐기 때문에 한 채는 보유하고 나머지 자금은 리츠에 투자하면 좋다’는 팁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불이 붙은 리츠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오는 17일 전국 지점에서 동시에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주제는 ‘리츠 투자전략’이다. 이 회사 이병열 상무는 “저금리 하에서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지만 마땅한 상품이 없었는데, 공모리츠가 대체투자의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역시 인수단 기업으로 참여한 KB증권도 오늘 15일부터 진행하는 전국 5개 주요도시 6개 권역 순회 자산관리세미나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부동산리츠를 선정해 글로벌BK솔루션팀에서 강의에 나서며 마케팅을 강화한다.

롯데리츠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4299억원을 조달했다. 일반 투자자 물량은 이중 35%에 달하는 약 1500억원 가량이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롯데백화점 4곳, 롯데마트 4곳, 롯데아울렛 2곳 등 롯데쇼핑이 보유한 10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돼 연수익률 6%대로 기대되는 배당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주관사는 보고 있다.

한 증권사 IPO담당 임원은 “상장된 주식인 만큼 주가의 변동에 따라 자본소득(Capital Gain)을 추가로 기대할수도 있고 반대로 손해가 날 수도 있다”며 “현재 시장에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이나 상장 이후 단기 등락도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리츠는 오는 3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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