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대기업 계열 보험사가 자산운용, 퇴직연금, 부동산관리용역의 대부분을 계열사에 위탁해 '일감 몰아주기'라는 사회적 비난이 늘고 있는 가운데 흥국화재, 흥국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계열사 위탁 비중이 높았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기준 23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그룹 계열사 위탁운용액이 전체 운용액의 84%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대비 그룹 계열사의 위탁운용액이 증가한 22개 회사 중 13개 회사가 2016년 대비 계열사 위탁운용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이른바 '총수 있는 대규모기업집단', 즉 재벌 계열 보험사에서 두드러졌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총 운용액 166조원 중 149.4조원(전체의 90%)을 삼성자산운용 등에 위탁했다. 업계 2위 한화생명은 118.3조원 중 107.3조원(전체의 91%)를 한화자산운용에게 맡겼다.

흥국화재는 총 운용액 3조8959억원 중 100%를 계열사에 위탁했고, 흥국생명(11조4975억원)도 계열사에 맡겼다. 농협생명과 ABL생명, 신한생명, 처브라이프생명, 악사손보, 농협손보도 총운용액 100%를 계열사에 위탁했다.

재벌 계열 금융사의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총수 일가 재산을 불리거나 부를 편법적으로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 될 수 있어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행위로 꼽힌다고 정 의원실 측은 주장했다.

정재호 의원은 "계열사에 편중된 자산운용 위탁은 수익률 하락을 불러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며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손쉽게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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