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양국 대화와 관계 회복 필요성을 거론…이총리 지한파로 회담 적임자

▲ 이낙연 총리 - 아베 총리 (PG).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을 방문을 앞두고 아베 총리의 회담을 조율하는 가운데 양국이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회담을 23일 혹은 24일 갖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한국 정부의 '넘버2'(이낙연 총리)의 회담을 통해 한일 갈등의 격화를 막을 실마리를 찾을 의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한일 의원연맹 부회장 겸 간사장을 역임한 지일파로 알려져 있어 아베 총리와 회담하기에 적임자로 꼽힌다.

통신은 다만 아베 총리가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을 전후해 50개국 내빈과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어서 이 총리와의 회담은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양국 대화와 관계 회복 필요성을 거론하며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16일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국제법에 토대를 두고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려가는 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 방침을 재차 밝혔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소속 마쓰카와 루이 참의원 의원으로부터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관련 행사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 또는 일·미·한의 협력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이 "일·한 관계의 근간을 이루는 일·한 청구권협정 위반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하는 등 징용 판결 등이 한국 측에 의한 국제법 위반 행위라는 기존 인식을 다시 표출하기도 했다.

이같이 아베 총리는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인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런 상황에서 회담이 큰 성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이에 앞서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비롯한 양국 갈등 사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는 점도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협의를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강제징용 판결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국장은 "보복성인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조속한 철회를 요구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당국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강제징용 배상판결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강제징용 배상판결의 해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양측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 밖에 양측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 국장이 우리의 우려를 전하며 일본 측에 보다 투명한 정보공유와 신중한 판단을 재차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는 이 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열렸지만, 관련 논의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국장은 최근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방사성 폐기물이 유실된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 측에 유실 규모 등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협의에서 "아주 간단하게 (아베 총리와의 회담이) 잘 성사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면서 "회담 의제와 일정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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