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비금융 상장사 이자보상배율 10.6배로 급락
3년 연속 이자도 못내는 기업도 15곳 달해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국내 그룹사들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그 해에 갚아야 할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10대 그룹의 상장사 15곳은 이른바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해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그룹 소속 비금융 상장사 86개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배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10.6배로 집계됐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내야할 돈보다 10.6배 많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전체 10대 그룹사들의 이자보상배율 평균이 10.6으로 집계됐지만 지난해 상반기 26.0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집계 대상 86개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별도 영업이익은 22조8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조2040억원보다 51.7% 줄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2조14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8180억원보다 18.2%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작년 상반기 67.8배에서 20.8배로 낮아졌고 SK그룹도 41.0배에서 12.2배로 급락했다.

삼성그룹은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이자보상배율이 같은 기간 132.5배에서 33.8배로, SK그룹 역시 주력기업인 SK하이닉스가 245.1배에서 24.9배로 급격히 하락한 영향이 컸다.

또 LG그룹(9.9배→6.3배), 롯데그룹(11.7배→4.2배), 포스코그룹(19.2배→15.1배), 한화그룹(5.7배→1.5배), GS그룹(17.1배→9.8배), 농협그룹(25.5배→17.4배) 등도 이자보상배율이 추락했다.

반면 10대 그룹사 중에는 현대차그룹(6.4배→9.9배)과 현대중공업그룹(1.7배→2.4배)이 실적 회복에 힘입어 이자보상배율도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에도 미치지 못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분류되는 '좀비기업'이 올 상반기 15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10곳보다 50%나 늘었다.

이 가운데 영업 적자를 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2.7배), 삼성중공업(-2.2배), 현대로템(-4.3배), SK디앤디(-0.6배), 드림어스컴퍼니(-61.5배), LG디스플레이(-15.6배), LG이노텍(-2.1배), 로보스타(-37.4배), 지투알(-280.0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1배), 현대일렉트릭(-6.8배) 등 12곳이었다.

또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1 미만인 기업은 SK네트웍스(0.6배), LG상사(0.5배), 롯데쇼핑(0.7배) 등 3곳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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