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식료품 62.1%↓·제조장비 55.7%↓
민관 합심으로 소재 국산화 성과 가시화

▲ 지난 2018년 9월 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4차 동방경제포럼 참석 중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의 對한국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사실이 일본 정부의 통계수치를 통해 확인됐다.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 조치가 100일을 넘긴 가운데 삼성·SK·LG 등 국내 기업들은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하며 '탈(脫)일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보다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수치로 속속 드러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수출규제 조치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재무성이 21일 발표한 9월 무역통계(통관기준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일본의 한국 수출액은 4028억엔(약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줄었다.

또 이 기간에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2513억엔으로 8.9% 감소했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달에 한국과의 교역에서 1514억엔의 흑자를 올렸지만, 흑자폭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5%나 급감했다.

지난 9월 대한(對韓) 수출 감소폭은 일본 정부가 올 7월 시작한 수출 규제에 반발하는 불매 운동이 한국에서 본격화한 8월(8.2%↓)과 비교해 두 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이는 한국의 일본 불매 운동이 9월 들어 한층 확산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요 품목별로는 맥주가 포함되는 식료품 수출액이 8월에 40.6% 감소한 데 이어 9월에는 62.1% 급감한 17억3600만엔에 그쳤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받는 반도체 소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유기화합물 수출은 24.5% 줄었고, 반도체 등 제조장비 수출액은 55.7%나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48.9% 감소했고 특히 승용차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51.9% 적었다.

일본은 지난달 한 달간의 전체 교역에서도 자동차 부품, 원동기, 반도체 제조장비 등의 수출이 부진한 영향으로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 수출액은 6조3685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총 수입액도 1.5% 줄어든 6조4915억엔으로 5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9월 무역수지는 1230억엔 적자로 3개월째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일본의 수출규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지만 민관이 합심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5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예산, 세제,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단기적 어려움을 풀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로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100대 품목을 1∼5년 내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도 안정적인 수급과 국산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아직 한건도 수출허가가 안 난 불산액의 경우 "1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액체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내 불산액 100%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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