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반도체 경기 개선에 수출단가 회복…11월부터 수출감소폭 축소" 전망
"미·중 무역긴장 완화, 주요국 경기 부양, 국제유가 회복 등도 긍정 요인"

▲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수출 경기 진단 및 전망'에 따르면 11월부터 수출 감소율이 축소되고 내년 2월에는 반도체 단가 개선, 일평균 수출액 회복, 기저 효과 등으로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장기화된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로 어려워진 수출이 이번달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경기 개선에 힘입어 내년 2월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수출 경기 진단 및 전망'에 따르면 11월부터 수출 감소율이 축소되고 내년 2월에는 반도체 단가 개선, 일평균 수출액 회복, 기저 효과 등으로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 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연간 수출이 10% 정도 증가해 전체 수출 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협의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이 10월에 바닥을 치고 점차 회복돼 내년 1분기부터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탑재 고용량화와 5세대 이동통신(5G),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낸드는 1분기, D램은 내년 2분기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재고수준이 정상화돼 가격 반등을 끌어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도체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요 반등의 기대감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업 재고율 역시 올해 1월 119%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에는 90% 아래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12.0%,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3.3% 성장함에 따라 한국 반도체 수출은 10%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세계 메모리 시장의 64%,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의 19%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긴장 완화, 주요국 경기 부양, 국제유가 회복 등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1~8월 수출은 물량 기준 2.9% 감소했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통신장비, 가전, 화장품 등 주요 품목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같은 기간 독일(-4.2%)과 일본(-4.7%)에 비해 선전했다"며 "수출단가도 지난 10년간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때 한국의 상승폭이 세계 평균을 상회했던 만큼 물량과 단가 모두 세계 무역 대비 빠른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품목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국 수입시장에서의 한국산 점유율 상승, 중국 수출 의존도 축소 및 신남방·신북방 지역 비중 확대 등 다변화 성과도 수출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내년에는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을 중심으로 세계 수입물량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어 수출 증가에 효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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