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 대응, 한·일·베·프 연결 AI 연구·인력 양성 집중
제2사옥 '로봇 친화형' 설계…"얼굴인식으로 출입, AI가 회의록 작성"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부 장관, 최기영 과기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문 대통령, 시각장애인 안내 프로그램 개발자 김윤기 학생. 그 앞은 국내 최초로 공개한 로봇 '미니치타'.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네이버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벨트' 구상을 제시했다.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해 갈수록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에 맞서 독자노선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데뷰(DEVIEW) 2019'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에 대항할 한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흐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주력 사업 지역인 한국·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는 프랑스까지 하나의 벨트로 묶는다는 구상이다. 이 벨트 속에서 학계·스타트업·기관 등이 각 지역의 선행 AI 기술 연구에 참여해 활발히 교류·협력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고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투자할 예정이다.

석 대표는 "장기적으로 이 연구 벨트가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엄청난 기술력에 견줄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흐름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네이버는 그 첫걸음으로 다음달 말 네이버랩스 유럽에서 전 세계 AI·로봇 분야 전문가 11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연다.

석 대표는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동안 다양한 인재 양성 투자를 해왔지만 이번 글로벌 AI 연구 밸트는 이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버는 또 현재 건축 중인 제2 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만들기로 하고 로봇·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1784 프로젝트'로 이름 붙인 이 사옥은 얼굴인식으로 출입하고 AI가 회의록을 작성하고 자율 주행 로봇이 실내·외를 누비며 물건을 배달하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석 대표는 "우리는 인간 친화적인 로봇을 만들 것이고 빌딩 또한 로봇 친화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아이폰, 전기차 시대를 연 테슬라처럼,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 로봇의 진정한 1세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실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우선 자율주행용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학계·스타트업 등에 무상으로 배포하기로 했다. 도로 실측 자료와 항공 사진 데이터를 융합한 'HD맵'을 무상 배포하는 것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라고 네이버는 밝혔다. 우선 성남시 판교와 서울 상암동을 시작으로 여의도 등으로 대상 지역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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