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0월 13일 스웨덴 한림원은 미국의 가수 겸 시인인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발표된 수상 사유에는 “밥 딜런은 그의 시를 노래의 형태로 불렀다”라고 호평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대중음악으로 평생을 헌신해 온 가수에게 문학상이라는 찬사를 보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림원 측도 반전을 노래하면서도 아름다운 은유를 구사하고, 평화와 자유를 갈구하는 서정적인 시어를 다루는 능력을 높이 샀다는 견해를 밝혔다.

밥 딜런의 노래 속에는 시가 있고 메시지가 묻어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을 함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와 당연히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했다는 게 당시 비평가들의 평가였다.

대중음악이 세계인들에게 반전과 평화 그리고 자유를 노래로 하나가 되도록 한 기념비적인 징표였다.

그 팝의 본고장인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우리 대중음악인 케이팝(K-POP)에 대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게 K팝의 힘'이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로 조명했다.

영국 BBC4는 지난 25일(현지시간) 'K팝 아이돌스: 인사이드 더 히트 팩토리'(K-Pop Idols : Inside the Hit Factory)라는 제목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유튜브로도 공개한 가운데 진행자로 나선 음악 저널리스트 제임스 발라디는 한국을 찾아 K팝 산업의 제작 시스템과 공연현장 등 다양한 면면을 직접 체험하고 소개했다.

다큐멘터리는 세계 톱스타들이나 섰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지난 6월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장면으로 시작, BTS가 수많은 관중의 환호를 받는 장면과 주한미군 주둔과 함께 전해진 로큰롤부터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한 뒤, K팝 산업을 개척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도 인터뷰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진행자는 “K팝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은 '강력한 경험의 공유'를 체험하게 된다”라며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그것이 K팝을 이토록 강력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어어 BTS의 해외 팬들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과 서구에서 K팝의 인기가 지속할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현재의 K팝에서는 전 세계 관중을 매혹할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바로 그 방탄소년단이 29일 오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SPEAK YOURSELF)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공연 마지막 무대를 올린다.

지난 26∼27일에 이어 29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이번 공연은 지난해 8월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투어가 시작된 곳이다. '러브 유어셀프' 투어 이후 올해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투어까지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홍콩,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팬들을 만난 방탄소년단이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무대이다.

오늘까지 세계를 무대로 62회 공연에 206만명의 관객이 찾아 하나가 된 BTS월드투어는 한국의 대중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소통한 무대 외교의 최고로 평가 받을만하다.

음악계에서는 “이들은 세계 최정상 팝 스타들에게만 가능한 대규모 스타디움 투어를 통해 '글로벌 슈퍼스타'임을 직접 증명했다”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신기록을 장식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이 부르는 우리말 가사와 내용을 춤과 함께 즐기는 것 자체가 한국의 문화를 대변한다는 면에서 케이팝의 오늘을 있게 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공적인 외교로도 해내지 못하는 무대 외교를 통해 세계인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우리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을 스며들게 하는 케이팝 영웅들의 역할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문화는 고품격의 정치고 외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 나아가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라는 것을 K팝이 한국어를 통해 전세계에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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