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이어 두번째로 면세점서 철수…작년 흑자 반등했지만 올해 다시 적자 전망

▲ 두타면세점. 사진=두산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두산그룹이 지속된 영업적자 끝에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뗀다. 한화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두산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면세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 두산타워면세점(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한다. 두산 측은 내년 4월 30일을 끝으로 면세점 영업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사업을 시작한 두타면세점은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을 강조하며 7000억원 수준의 연 매출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작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며 약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흑자 규모는 작으나 반등할 조짐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다시 올해부터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에 어려움이 컸다는 것이 두산 측의 설명이다.

두산 측은 "단일 점포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전자 소재 등 기존 자체 사업과 신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 4월부터 '두산 면세점 철수설'이 이미 돌았기 때문에 이번 발표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두산은 최근까지도 철수설을 부인하고 동대문 상권을 활용하고 명품 편집샵과 심야영업을 통한 사업 영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두산이 두타면세점에 이은 추가 면세점을 올해 열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두산이 고심 끝에 면세점 사업을 철수하게 된 이유는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크다. 두타면세점은 3년간 총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477억원, 2017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18년에 와서야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한화, 두산이 차례대로 면세점 사업에 철수한 이유로 무분별하게 면세점을 확대한 탓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2016년 4월에 서울 시내에 대형 면세점 3곳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면세점 업계는 반발했다. 당시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레이더 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서울 시내에 면세점 사업자를 늘렸다. 그 후 약 3년이 지난 현재 한화와 두산은 면세점 사업을 접게 됐다.

한화는 지난달 한화갤러리아63 면세점의 문을 닫았다. 한화가 면세점 사업에서 본 적자만 1000억원이 넘는다. 두산도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정부가 사업자 간 경쟁과 관광객 감소라는 미래 예측에 실패하고 무분별하게 면세점을 확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기업의 면세사업 철수가 중소 면세점 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사업을 개시한 SM면세점은 초기에는 7개 층을 운영해왔으나 현재에는 2개 층으로 규모가 줄었다. SM면세점은 지난 2017년 275억원, 지난해 1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 타이틀의 동화면세점도 유명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나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돼 이들의 매출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특히, 따이궁(중국 보따리상)들이 상품이 다양하고 혜택이 큰 대형 면세점으로 몰리면서 이들 대형 면세점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오는 11월 시내면세점 5곳에 대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중소 면세점의 영업실적 악화 우려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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