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적 국방력' 강화 행보… "북한군의 핵심무기가 될 것"

▲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일지.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북한의 초대형방사포 시험 발사는 지난 8월 24일 시작해 9월 10일에 이어 지난달 31일 세 차례 만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0월 31일 오후 또 한 차례의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1일 오후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무기 성능 검증이 만족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내륙을 가로 질러 동해로 발사하는 '내륙 관통'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이번 시험 발사로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됐다"며 "다른 새로운 전술무기들과 함께 북한군의 핵심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총 12회에 걸쳐 새로 개발한 무기의 시험발사를 강행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지휘하에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군사행보를 이어왔다.

모두 고체연료와 이동식 발사차량(TEL) 등을 기반으로 기동성과 은밀성을 대폭 강화한 신형무기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구경이 600㎜급으로 추정되며, TEL은 4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차량형과 무한궤도형으로 고안됐다. 외형상 방사포지만, 실제 단거리 탄도미사일 급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북한의 방사포는 연속 사격이 가능해 대량 살상능력을 가진 무기로 꼽힌다. 122·240·300㎜ 등이 실전 배치되어 있다. 이 중 240㎜ 방사포는 분당 40여 발을 발사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170㎜ 자주포·240㎜ 방사포) 330여 문이 동시에 포문을 열면 1시간당 2만5천여 발이 날아와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가량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군은 분석한다.


북한은 이번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 "최근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들을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핵심무기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사는 자위적 국방력 차원의 새 무기 개발 완성에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지만, 미국에 체재 안전보장을 요구하며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월 시정연설을 통해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새 전술무기의 개발에 총력을 집중했으며, 초대형 방사포는 그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잇따른 결렬 속에서 북한이 올해 세 번째로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를 강행해 주목된다.

전날 단행된 세 번째 시험 발사는 결국 김 위원장이 앞서 지시했던 연속시험발사의 완성을 위한 셈이다.

북한의 잇따른 새 무기 시험 발사는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끌어내려는 속내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통신이 이날 초대형방사포의 완성을 주장하면서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거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을 억제하고 제거"라며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협과 경고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특히 초대형 방사포는 남측 전역을 타격 범위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군사연습을 지속하고 미국의 첨단 군사 장비를 도입하고 있는 남측에 대한 불만과 위협 성격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에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미국에 통보한 시한인 연말까지는 저강도 수준의 군사 행보를 이어가겠지만, 내년 들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선언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수위 높은 군사도발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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