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6개 메리츠증권, 실적 변동성 낮아 순항
중장기적 관점에선 수익성만 따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최희문 부회장.사진=메리츠종금 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증권사들이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지점간 통폐합을 통해 대형화로 조직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덩치가 크면서도 지점수가 월등히 작은 회사들이 좋은 수익성을 내면서 WM조직의 운영 여부를 놓고 각 증권사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3916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가운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6억원, 세전이익은 5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와 24.8%가 늘어났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1208억과 순이익 104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4.4%, 당기순이익은 2.7% 감소한 수치지만, 타 대형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타 대형사의 경우 상반기 채권 평가익과 IB부문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 실적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메리츠도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전분기에 본사매각에 따른 일시적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자사의 연결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6%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자기자본이 3조6616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3조3649억원 대비 8.8% 늘어났음에도 더 높은 수익 창출로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말 자기자본이 1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다. 메리츠는 지난해 1분기 1034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처음 1000억대 고지에 올라선 이후 7분기 연속 1000억대 순이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 관계자는 “3분기의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메리츠의 강점인 기업금융(IB)과 홀세일(Wholesale)이 꾸준히 성장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리스크의 양과 수익성을 고려한 효율적 자본 활용으로 해외부동산, 인프라, 항공기금융 등 신시장 개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호실적 비결을 업계에선 대체투자와 트레이딩에 강점이 있는 것과 더불어 WM에서의 부담이 적은 것에서 찾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8조원이 넘는 자본 규모를 가진 미래에셋대우가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수익을 보이는 이유도 초대형 회사인 미래에셋과 대우의 합병으로 업계 최대의 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위적인 인력 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지점수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대형화를 통해 초대형 점포가 많아 수익성을 높이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순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눈 1인당 순이익에서 압도적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회사는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다.(본지 6월 19일 보도 참고) 작년 말 기준 1인당 순이익은 키움증권이 2억6400만원, 메리츠종금증권이 1억9300만원으로 타사대비 월등한 수익성을 보였다. 이 두회사의 공통점은 각각 지점수가 상반기말 기준 1개와 6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점수와 증권사 수익과의 상관성에 대해 꼭 반비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IB업무를 하더라도 개인고객 기반이 없이는 종합적인 투자은행을 완성할 수 없다”며 “특히 저금리시대에 이자수익에 한계를 느낀 금융회사들이 투자상품과 컨설팅에 대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비용이 든다고 해서 지점을 등안시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대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나 KB증권 등이 WM조직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단기전략이 아니라 중장기 로드맵 완성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유안타증권 전신 동양종금증권이나 메리츠종금증권의 사례를 보고 증권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우리금융그룹이 이미 스터디를 마친 것으로 안다”며 “기업금융 부문에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이 WM부문에 강점이 있는 대형사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에서 보듯 고객 접점인 리테일 비즈니스는 사양산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