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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걸의 창건설화] 생지장보살이 상주하는 연천 원심원사와 산넘어 철원 심원사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11.05 13:0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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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 8월 30일 지장재일 아침에 석대암 하늘에서 때아닌 오색 빛이 쏟아지는 장면을 신도들이 찍었다. 사진 제공 심원사.
한국의 지장 신앙은 관음 신앙, 약사 신앙과 더불어 대표적인 보살 신앙이다. 관음 신앙이 살아 있는 자의 현세 기복을 위한 것이라면 지장 신앙은 죽은 자를 위한 신앙이다. 바로 심원사가 지장 도량의 대표적인 절 중 하나이다. 다른 지장 도량과는 달리 ‘생지장보살 도량’으로 불린다. 그만큼 심원사 지장보살 기도 관련 영험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심원사는 647년 진덕여왕 1년 영원 스님이 영주산 흥림사로 창건했다. 이후 720년에 사냥꾼 이순석 형제가 지장보살의 감화를 입어 환희봉(지장봉) 아래쪽에 석대암(石臺庵)을 창건했다고 한다. 숱한 전란과 화재로 소실된 것을 1396년 무학대사가 중창하면서 산 이름을 영주산(靈珠山) 현재의 보개산(寶盖山)으로 바꾸고 절 이름도 심원사(深源寺)로 개칭했다고 한다.

보개산 원심원사(寶盖山深源寺)는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 354번지에 위치있다. 산넘어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상노1길 58에 있는 심원사에는 지난 6.25전란때 폭격을 피한 바로 이 원심원사의 생지장보살로 알려진 지장보살상을 모셔왔다.

원심원사와 원심원사의 지장보살상을 모신 심원사는 한국 불교계에서 3대 지장 도량으로 알려있다. 보개산과 심원사라는 뜻을 풀이하면 보개산의 보개(寶蓋)는 불탑 상단부 덮개의 명칭이고, 심원사의 심원(深源)은 ‘깊은 근원’을 뜻하는 것으로 심원사가 불교계의 정수가 되기 바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보개산의 봉우리 가운데 환희봉(877m)의 별칭이 지장봉이다. 이는 보개산 지역이 옛날부터 지장 신앙과 관련된 절임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위치의 심원사는 인근 원심원사의 훼손되지 않은 지장보살상을 옮겨와 현재 자리로 중창됐지만 바로 그 지장보살상과 관련 숱한 영험한 기도 설화가 전해온다.

지장 기도 도량답게 심원사의 핵심적인 전각은 명주전으로 찾은 신도들이 많다. 명주전은 산 내 암자인 석대암의 지장보살을 모셔와 봉안 후 주 법당으로 삼고 이후 지난 2003년 도후 스님이 신축해 불단에 지장보살을 모셨다. 지장보살의 왼쪽 어깨에 파인 흔적이 있다. 이는 석대암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이순석이라는 사냥꾼이 쏜 화살에 맞아 생긴 상처라고 한다. 역대 스님들이 이 지장보살상에 다시 금칠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칠이 벗겨져서 현재까지 개금이나 장식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바로 그 지장보살상이 원심원사에 전해지는 전설 중 '생 지장보살'이 있다. 1300여 년 전 사냥꾼 이순석과 순득 형제가 한 마리의 커다란 멧돼지를 발견해 활로 쏘았으나 금빛 멧돼지는 붉은 피를 흘리면서 달아났고 그 핏자국을 따라가니 지장봉 쪽이었다. 형제가 그 흔적을 추정하여 멈춘 곳에 멧돼지는 보이지 않고 현재 철원 심원사에 모셔져 있는 지장보살상이었다고 한다.

또 경헌 대사가 원심원사에서 입적하는 날 밤에 상서로운 광명이 하늘까지 뻗쳤고, 삼나무와 전나무 등 상록수가 하얗게 변하는 기이한 현상이 이는 가운데 다비하는 날 밤에는 폭풍으로 나무가 뽑히고 눈과 우박이 번갈아 굉음을 내면서 퍼부었고, 날아가던 새들은 떨어지고, 짐승들도 슬프게 울었다고 한다.

1800년대에는 한 겨울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이 동냥하러 석대암에 들르자 이를 불쌍히 여긴 주지스님이 따뜻한 밥과 함께 노잣돈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어린 문둥병환자만이라도 절에서 겨울철을 나게 했다고 한다. 주지스님은 그 어린 문둥병 환자에게 석대암 지장보살에게 100일 기도를 해보라고 했고 그 어린 환자는 주지 스님 말씀대로 100일 기도를 마친 어느날 법당에 쓰러져 잠이들었다. 꿈결에 노인 스님이 나타나 온몸을 목화솜으로 닦고 어루만지면서 내가 낳게 했으니 스님으로 출가하면 큰 스님이 될 것이라는 법문과 함께 깨어보니 몸이 날아갈 듯 하고 온 몸의 부스러기와 진물도 없이 뽀송뽀송 했다고 한다. 이에 바로 주지스님에게 출가의 뜻을 밝혔고 곧바로 남호(南湖)라는 법명을 받아 출가했다. 바로 이 남호 스님이 1856년 지금의 강남 봉은사에 화엄경을 판각 불사를 해서 추사 김정희가 판각의 전각 편액을 쓴 판전(板殿)을 남겼다. 이를 통해 남호 율사는 조선 말기 불교를 유불선으로 회통시킨 스님이다. 이 남호스님 또한 강남 봉은사 시주 보살의 욕정의 원한으로 구천을 헤메이든 이를 본인의 출가 영험도량이었던 석대암 지장보살에게 37일 기도끝에 극락 천도했다는 지장보살의 화신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원로회의 의장 스님인 세민 스님의 원심원사 복원 불사를 위해 기도 정진 중 석대암에서 방광이 일어나 칙칙한 나무속까지 환하게 비추는 이적이 일었다고 한다.

황금 멧돼지로 화하여 사냥꾼 형제를 살생의 죄업에서 벗어나 출가하게 한 창건설화, 장님과 앉은뱅이의 지극한 대종불사(大鐘佛事) 시주에 감응해 그들에게 눈과 다리를 뜨게 하고 낫게 해줌으로써 견불령(見佛嶺)이라는 고개와 대광리(大光里)라는 마을 이름을 남기게 한 설화, 전 재산을 사찰 불사에 내놓은 머슴 박씨를 사또로 환생하게 한 설화 등 심원사 지장보살상 기도가피에 따른 무수히 많은 영험 설화가 전하고 있다.

'고통받는 육도(六道)의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구제하고 그 죄업이 소멸할 때까지 성불(成佛)하지 않으리라'라는 서원을 세우고, 뭇 생명 있는 자들을 해탈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는 지장보살이다. 바로 심원사 명주전(明珠殿)의 돌로 만든 자그마한 지장보살의 미소에는 그 의지와 바람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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