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연합공중훈련 지속 여부 미 행정부가 판단"

▲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실시를 비난한 데 대해 북한의 반발에 상관없이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한 연합공중훈련을 이달 중순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7일 "한미가 규모가 조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이달 중순께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대규모로 시행됐던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다 규모가 조정된다"고 밝혔다.

한미는 과거 12월 시행했던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다 규모가 축소된 연합공중훈련을 한 달 앞당겨 시행하게 됐다.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은 각각 훈련을 하다가 대대급 이하 연합전력들이 공중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형식으로 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대대급 이하 훈련은 연합으로 하지만,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C4I(지휘통제체계)를 이용해 훈련상황을 공유하는 등 상호운용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에서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훈련은 외교 당국자들이 북한과 열린 대화를 갖는 데 필요한 공간을 허용하는 와중에 한미 간 준비태세를 보장하고 상호운용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는 한국시간으로 6일 담화를 발표하고 "스톡홀름 조미(북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 만에 미국이 연합공중훈련 계획을 발표한 것은 우리에 대한 대결 선언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권 대사는 또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광기는 점점 꺼져가는 조미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군 당국이 예정된 훈련에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훈련의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전쟁 연습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비난해 훈련 기간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데이비드 골드파인 미 공군 참모총장은 "지금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골드파인 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공군협회 조찬간담회에서 "연합훈련의 지속 여부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소통하는 미 행정부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들은 현시점이 한국군과의 협력과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취소됐던 것과 달리 올해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 질의에 답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해리스 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 미국 7공군사령관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자주 논의한다"고도 덧붙였다.

골드파인 총장은 이어 "미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합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외교적 측면에서는 종종 훈련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결정일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여러 개의 공을 공중으로 던지며 묘기를 부리는 '저글링(juggling)'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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