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도 참여했지만 전략적 투자자 파악안 돼

▲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에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7일 도전장을 냈다.

업계에서는 자금과 항공사 운영경험을 따져 볼 때 사실상 애경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간 2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과 채권단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 서류를 마감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앞서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 적격 후보로 선정된 3곳의 컨소시엄은 이번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본입찰 전 컨소시엄 일부가 갑자기 빠지거나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별다른 이변은 없었다. 깜짝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 SK그룹은 참여하지 않았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보유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애경그룹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아왔으나 예비입찰에 참여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자금력을 키웠다.

본입찰을 마친 후 애경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나아가 관광산업 발전 등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통해 경험한 10년 이상의 항공경영 노하우를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애경그룹이 시장재편의 주도자로 나서겠다는 목표다.

지난 2005년에 설립된 제주항공은 취항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LCC 1위이자 국내 3위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관측. 그래픽=연합

반면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자금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은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에 달하며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도 자기자본만 8조원을 넘는다. 항공업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뛰어난 자금력과 기업 규모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비교적 약체로 여겨지는 KCGI 컨소시엄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KCGI도 본입찰에는 참여했으나 SI(전략적 투자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KCGI가 인수전 참여를 위해 유력 대기업과 접촉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는 달리 중견 기업과 손을 잡았거나 아예 SI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의 관심이 쏠린 입찰자들이 써낸 매입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달 적격인수후보들에게 최소 신주 인수 규모를 8000억원으로 확정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구주 가치 약 3700억원, 8000억원 이상 규모의 신주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하면 1조5000억원 가량의 인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도 통매각될 경우 매각가는 2조원까지 갈 수도 있다.

한편, 금호산업은 본입찰 서류를 검토해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까지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쳐 연내에 아시아나의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