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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노동자, 성과중심 문화·갑을관계 업무 스트레스 높아""임금·복지 등 교육·지원 못 받아…노조 가입 쉽도록 해야"
"4차산업혁명시대 미래 노동 대책 마련하는 계기 삼아야"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9.11.08 15:54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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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성남 수정)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IT업종 노동자들이 성과 위주 직장문화와 고객과의 관계 문제로 많은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노동관계가 크게 변하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들의 노동조건과 복지체계를 재정립하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성남 수정)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갈원모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IT 업종 근로환경 실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조사는 지난 6월에서 7월 사이 IT업계 종사자 136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업종을 8개 직군으로 나눠 남녀 비율을 거의 반반으로 구성해 조사가 진행됐다.

갈 교수는 "IT 노동자들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10인 이상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휴식을 취해도 피로도가 풀리지 않아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직종별로 살펴보면, 디지털콘텐츠 직종의 피로도가 가장 높고 하드웨어 개발직군과 유지보수직군의 피로도는 비교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피로도가 높았다. 경력별로는 1년 미만이 피로도가 가장 적었지만 경력이 높아질수록 누적되다 5년을 기점으로 조금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갈 교수는 "IT업종 종사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성과 위주의 직장 문화와 고객과의 관계에서의 갑을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노동시간에 따른 정확한 수당 산정 등 기본 노동권 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임금 및 복지체계 등에 대해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를 통해 교육받지 못했다는 응답비율이 높았다"며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연주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차장은 "이번 조사 결과 주 52시간제도 도입 이후 장시간 노동은 준 것으로 보이지만 IT 노동자들이 실제 느끼는 업무 압박 강도가 여전하다"며 "법정노동시간이 내려가더라도 데드라인(업무수행마감시간)이 바뀌지 않는 한 IT노동자들은 회사에서 퇴근은 하지만 집에서 업무를 봄으로써 실질적인 장시간 노동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사 대상의 20%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받는 것을 봤다'고 응답했다"며 "심층그룹조사(FGI)를 통해 상담해 보면,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가 '제 능력, 실력,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하고, 회사는 괴롭힘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승화 안랩노동조합위원장은 "안랩도 1000명 이상 대기업이지만 지난해 분사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고용 불안은 항상 있다"며 "또 본사 차원에서 복지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고객사에 파견된 경우에는 이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는 등 문제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현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김형현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안전보건본부 책임전문위원은 "직무스트레스예방법, 산업안전보건법, 근로복지법 등을 통해 직무스트레스를 예방하도록 돼 있는데 획일적으로 적용돼 산업별·직무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 한다"며 "획일적 강행규정보다는 직무의 성격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근로자 건강도 지키면서 업무 효율성도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은희 을지대 간호학과 교수는 "IT업체 직원들을 상담하다보면, 스트레스 분노지수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직장내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내에서 직무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내재되면서 폭발한다"고 스트레스 양상을 설명했다.

김종혁 서울 서부근로자건강센터 심리상담사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효능감, 단체 소속감, 미래 희망 등 3가지가 충족되면 직무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만들 때 이 점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고병곤 노동부 산업보건과 사무관은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종별·고용형태별 차이가 크다보니 획일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근로자건강센터, 보건관리 국고대행사업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계속 감독·교육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혁면 연세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IT노동자들은 4차산업혁명시대 노동자들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게 한다"며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는 4차산업혁명시대 노동 관련 제도와 복지체계를 만들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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