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작년 동기 比 0.3% 감소…내수도 3년째 ‘내리막길’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한국 자동차 수출량이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부진한 가운데 내수도 3년째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수출과 내수 판매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324만234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업계의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량이 400만대 선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월 평균 판매량은 32만4000대에 그쳐 남은 두달간 월 평균 약 37만9000대를 넘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출은 올해 들어 198만563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0.3% 줄어들면서 2012년(317만634대) 이후 7년째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은 올들어 354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6.8% 늘었다.

자동차산업계 전반의 불황이 지속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부문이 그나마 효자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내수 판매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국산차의 내수 판매는 올 들어 125만6708대로 작년 동기대비 1.2% 감소했다. 2016년(160만154대)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생산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 벽이 조만간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생산량은 326만6698대로 작년 동기대비 0.4% 감소했다.

업체 별로는 르노삼성차, 한국지엠(GM), 쌍용차 등 외국인투자 3곳의 사정이 특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판매가 14만4727대로 작년 동기(19만525대)보다 24.0% 줄었으며, 수출은 7만5924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36.4%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빠져 생산과 수출이 동반 하락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GM은 판매가 33만9106대로 작년 동기(38만1641대)에 비해 11.1% 감소했으며 내수 판매는 6만338대로 19.1% 줄었다.

쌍용차는 판매가 10만916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4.9% 감소했고, 수출은 2만1147대로 1년 전에 비해 20.6% 감소했다.

이처럼 외국인투자 완성차업체의 경우 생산물량 감소와 수출·내수 판매 부진에 더해 노사 관계까지 틀어지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올들어 146만2054대의 판매를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4.5% 늘었고, 수출(5.4%)과 내수(3.4%)도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아차는 118만1091대로 0.8% 증가했고 내수(-4.2%)는 줄었지만 수출(3.9%) 상황이 나아지면서 안정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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