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
서울 물량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

▲ 서울 시내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상한제 적용 유예 기간인 내년 4월 말까지 건설사들이 앞다퉈 공급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정비사업 사업장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조합의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 사업이 중단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와 업계에 따르면 연내 서울에서 10개 단지 총 6854가구가 공급되며 이 중 2311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연내 주요 분양 단지는 대림산업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 태영건설 '효창 파크뷰 데시앙', 포스코건설 '신길 더샵 프레스티지', 한신공영 '꿈의숲 한신더휴' 등이다.

대림산업이 다음 달 서대문구 홍은1구역 재건축 단지인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8층, 6개동, 총 481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39~84㎡ 344세대가 일반분양 된다.

태영건설은 이달 용산구 효창6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효창 파크뷰 데시앙'을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4층, 7개동, 총 384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45~84㎡ 78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같은 달 포스코건설은 영등포구 신길3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신길 더샵 프레스티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799세대로 이뤄지며 이 중 전용면적 59~114㎡ 31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한신공영도 11월 강북구 미아동 3-111번지 일대 주택재건축 사업을 통해 '꿈의숲 한신더휴'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11층, 6개동, 총 203세대 중 전용면적 55~84㎡ 117세대를 일반에 분양한다.

서울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신규 공급이 이뤄진다는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영향력이 크다.

부동산114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분양물량 26만4487가구 중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물량은 7만748가구(28%)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분양물량의 76%가 정비사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처럼 한정된 권역에서 대부분의 주택 공급을 정비사업에 의존할 경우 소비자가 선호하는 양질의 신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서의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을 통한 공급확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올해 공급 예정이었던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 발표로 분양시기가 불확실해지면서 업계 안팎에선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내 공급이 이뤄지는 서울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일반분양한 단지는 총 44곳, 8268가구다. 지난 8월 12일 상한제 시행 발표 이후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60.75대 1을 기록해 발표 이전(17.51대 1) 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례로 지난 8월 청약을 받은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경우 8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8134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203.7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가 수요자 구매심리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 부족이나 청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우려해 새 아파트 선점에 나선 수요자가 대거 몰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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