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가 2조5천억 써내 경쟁자 따돌려…항공업 대주주 적격성도 통과
본협상서 신·구주 가격 등 놓고 줄다기기 벌일듯
협상 순조로우면 연내 매각작업 완료 전망

▲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12일 선정됐다.

금호산업은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매입 가격으로 2조5000억원 가량을 써낸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가격면에서 압도적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쟁자인 애경산업·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이하 애경 컨소시엄)과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1조5000억~2조원 가량을 베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팔리게 된다. 다만 협상과정에서 일부 자회사가 분리매각 또는 재매각 될 가능성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KDB산업은행을 통해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애경 컨소시엄이 항공운송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심사 의뢰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측은 “컨소시엄 2곳에 대해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데 결격사유가 있는지 심사한 결과 해당사항이 없어 모두 적격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곧 본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금호 측은 본협상에서 △구주 가격 △신주 가격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아시아나의 재무·경영 상태를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하면서 돌발 채무 등의 약점을 잡아내 인수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반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국내 2위의 글로벌 항공사라는 점을 내세워 최대한 몸값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양측이 막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거쳐 모든 매각 작업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될 경우 건설업 중심에서 항공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종합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금호그룹은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게 돼 한 때 재계 7위라는 명성을 잃고 사실상 그룹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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