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비핵화 협상 재가동 압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돌아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곧 보자(See you soon)"라고 적어 시기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김 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자고 요청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가 전격 발표된지 10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트윗을 올려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지만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호응을 촉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의지 피력과 함께 김 위원장과 특유의 '케미', '톱다운' 방식을 통해 상황 변화를 꾀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트윗은 스톡홀름 결렬 이후 김 위원장에게 보낸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첫 메시지로 적극적인 대화 재개를 직접 촉구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정상은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한 뒤 한미연합훈련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인 끝에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어렵사리 실무협상을 재개했지만 당시 북한은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비핵화 실무협상을 본궤도로 다시 올린 뒤 3차 정상회담으로 연결시켜 결론을 보자는 제안을 담은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북한은 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14일 담화에서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며 환영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다음 달 협상 재개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근본적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며 "제재 완화나 체제 보장 등 의제에 대해 미국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에스퍼 장관도 훈련 연기 배경을 설명하면서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은 역시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시험을 시행하는 결정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대선 일정에 대비하고 국내적으로 탄핵조사를 받으며 궁지에 몰린 상황 타개를 위해서도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의 성과를 통해 국면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김 위원장에게 성의를 보였으니 북한 역시 화답에 나서라고 촉구 하고 있지만 양측의 실무협상에서 단시간 내에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않은 만큼 연내 극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신년사에서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내년 초에나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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