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 "평화안전 보장 안돼 완전중단 하라"…'새 계산법' 가져오라 압박

▲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며 "우리는 바쁠 것이 없다"면서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을 향해 "대북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과 북한인권결의 참여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며 미국의 결정을 평가 절하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의 틀 내에서 조미(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대북 제재)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미국의 '선(先) 행동'을 거듭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간에 맞추어 이른 새벽 발표된 이번 담화는 한미 군 당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발표 이후 나온 북측의 첫 반응이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선의 조치', '상응 성의' 발언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며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공동회견에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에 대해 "양국의 이런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상응 조치로 북한의 조건 없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인권결의안 참여에 대해서도 "미국이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어째서 대화 상대방인 우리를 모독하고 압살하기 위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과 제재압박에 그처럼 악을 쓰며 달라붙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탄핵 정국에 몰린 데다 내년 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가장 중요한 외교적 성과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최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 온 치적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겠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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