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역사 관계 언급할까’ 관심
위안부문제·강제징용 등 언급 가능성 제기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9∼26일(현지시간) 일본과 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교황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교황의 '특별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무기를 '인류 사회의 악'이라 규정하고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무기 존재 자체의 완전한 폐기를 주장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원자 폭탄으로 파괴된 도시를 방문하면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AP통신은 교황이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핵무기의 전면적인 금지'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일본 가톨릭계도 교황의 주장과 더불어 '원자력발전'금지를 주장하고 있어 교황의 핵무기 금지 발언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가톨릭계는 후쿠시마 사태를 계기로 원전의 전면 폐기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본 나고야 교구장인 마츠우라 고로 주교는 "환경보호를 지속해서 강조해온 교황이 원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주길 희망한다"라고 언급했다.

또 교황이 일본의 원폭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면서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언급 여부도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폭이 투하될 당시 많은 재일조선인도 목숨을 잃거나 원폭 피해를 입어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 가톨릭계는 교황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교황청 관계자들에게 원폭 당시 재일조선인 피해 상황을 전달했고 교황도 당시 상황에 대해 이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황의 역사 문제 언급은 우리나라가 가장 기대하는 대목이다.

과거 재일조선인의 원폭 피해에서 더 나아가 지금까지 일본이 사과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와 조선인 강제노역 등 한일 갈등의 불씨가 되는 요소들을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일 모두 민감한 역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보다는 아베 신조 총리나 나루히토 일왕 등과의 비공개 면담 때 언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방문에 이어 교황은 태국은 전통적인 불교 국가인 태국을 방문한다.

태국에서는 특별한 만남도 준비될 예정이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사촌 여동생인 아나 로사 시보리(77) 수녀와 재회한다. 시보리는 선교 활동을 위해 1966년부터 태국에서 거주해왔으며 교황의 태국 방문 기간 공식 통역사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교황은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과 총리, 불교 최고 지도자 등을 만나 종교간의 화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이 2013년 즉위한 이래 아시아 순방은 이번이 4번째이며 한국과 스리랑카, 필리핀,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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