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여야 정당 대표들과 청와대 회동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 대화’라는 주제로 300여명의 패널들이 묻고, 대통령이 답을 하는 자리였다.
국민들은 1만6034장이나 되는 질문을 준비했다고 한다. 아마도 질문은 이보다도 더 많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 다 답을 할 수 없는 한계도 있었겠지만 국민과의 대화는 국론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당장 미국과 일본이 궁금해하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질문에 "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대통령은 분명하게 답했다. 이어 "일본이 수출통제를 하면서 한국을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며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정보는 공유하자고 한다면 모순되는 태도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우리 정부도 입장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전후로 둘러싼 이른바 '조국 사태'로 국민 갈등과 분열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하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신뢰를 표시한 점은 검찰 스스로의 개혁과 혁신을 바라는 마지막 신뢰 표시로 보였다.
3년년전 ‘이게 나라냐?’라고 외친 촛불이 횃불이 돼 선택한 정권인 만큼 국민들은 여전히 우리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반칙과 특권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이번 ‘국민이 묻는다’에서 여지없이 쏟아냈다.
‘나라다운 나라 공정한 대한민국’을 표방한 정권인 만큼 국민은 그 답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 공정한 대한민국’에 대한 다짐을 거듭 약속했다. 또 조금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경제, 외교·안보 정책 등에 대해 야당으로부터 듣보 보도 못한 야유와 불만에다 국민들의 갈증이 타던 터에 허심탄회한 소회와 임기 후반에 대한 소신을 밝힌 점은 의미있는 대화였다.
국민과의 대화는 힘들고 지칠 때 항상 소통을 통해 함께 해야한다. 정체된 소통은 민심을 포용하기에는 단절의 한계가 있는 만큼 거침없는 민심의 뜻을 대통령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는 국민과의 대화를 환영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과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며 "임기가 절반 지났을 수도 있고 절반 남았을 수도 있다. 저는 임기가 절반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만큼 국민과 함께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대통령과의 대화 자리는 자주 만들어 져야 한다.
최종걸 주필
jgchoi62@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