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에서도 “하필 이런 시기에”라는 분위기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느닷없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처리의사에 항의하고, 오는 22일 종료예정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외교·안보 문제,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경제 위기의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느닷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혹시 용퇴론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선거법 실무협상이 들어가는 이 시점이고, 최근까지 당 지도부 용퇴론이 나왔다. 그런데 황 대표가 느닷없이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밝혀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게 된다면 과연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맹비난이 이어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생을 내팽개치고 민폐단식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들 한숨짓게 할 때가 아니다. 아직 모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면 20대 국회의 남은 성과를 위해 협조하라”고 언급했다.
정의당 역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정미 대표는 자신의 SNS에 “아이고 대표님”이라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며 “대권놀음에 명분과 실익을 잃었는데 건강마저 잃지 말길 바란다”면서 비꼬았다.
그러면서 “일부 극성 지지자들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일지는 모르겠지만 황 대표가 또다시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게 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황 대표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중 두 가지를 하게 됐다고 질타했다.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가 바로 그것인데 이제 당 대표직 사퇴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황 대표의 단식 투쟁 돌입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는 결국 자신의 용퇴론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단식 투쟁이 결국 중도층 표심을 끌어모으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단식투쟁으로 인해 오히려 중도층 민심이 떠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