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등 대체투자 확대하며 지형도 바껴

미래에셋이 안방보험으로부터 인수한 미국 호텔 15곳(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3분기 실적 집계결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AI)에 강점을 가진 운용사들의 수익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주식, 채권, 대체투자 순으로 구분되던 운용사들의 수익도 점차 무게중심이 대체투자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각 운용사들은 대체투자 인력 강화 및 기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들과의 협업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1~9월) 자산운용사 전체 누적 당기순이익은 646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사가 3780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대형사로의 수익 편중 현상을 반영했다.

특이한 점은 사항은 부동산 등 국내외 대체투자에 적극 나선 운용사들이 수익에 있어서 큰 진전을 보인 점이다. 3분기 누적 1364억원의 순이익으로 전체 운용사 수익의 20%를 넘어 타 회사대비 ‘넘사벽’ 수준의 실적을 거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AUM) 160조원 중 약 절반에 달하는 73조원 가량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고 그 중 상당부분을 대체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국가수가 36개국에 이를 만큼 글로벌화를 이뤘고, 주식형,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뿐 아니라 대체투자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홍콩사태로 금융중심지로서의 가치가 더욱 커지는 상해 푸동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 ‘미래에셋타워’는 이미 매입가 대비 4배가 넘는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이미 광화문과 시드니 등에 운영중인 호텔체인 포시즌과 하와이 페어몬트 호텔 인수에 이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서 인수한 미국 주요지역 15개 호텔도 주요 사례다. 호텔 뿐 아니라 호주 빅토리아주 담수화시설, 태양열 발전, 고속도로 사업과 스페인 대형병원 및 경전철 사업 등 인프라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선전은 최근 운용사의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SRA운용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38억원으로 409억원을 기록한 삼성자산운용을 제치며 기염을 토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의 퇴조와 함께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부동산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자산운용사가 시장을 선도하는 측면도 있지만 연기금 등이 그런 상품에 대한 요구를 하기 때문에 상품 기획이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 이 부분에 글로벌 네트워크과 경험을 가진 회사들의 약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과거에는 내부에 암묵적으로 주식운용본부가 가장 입김이 세고 그에 이어 채권운용본부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제는 대체투자본부가 가장 왕성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대형사의 경우 국내와 해외, 대체투자등 3개 본부로 나누고 대체투자본부를 부동산팀, 인프라팀 등으로 세분화해 경쟁하는 구도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3분기까지 호실적의 이유는 대체투자실적이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운용자산 증가와 더불어 중점적으로 마케팅중인 생애주기펀드(TDF)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고루게 성장한 결과에 글로벌X 등 해외법인들로부터의 지분법이익이 더해진 결과”라며 대체투자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인프라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인 ‘차파트너스’가 부동산 전문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과 투자상품 공동개발을 하기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대체투자 전문 회사와의 협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츠 등 부동산과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코람코와 인프라 투자에 강점이 있는 맥쿼리출신들이 만든 차파트너스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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