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비 1.0%↑...대출 제한으로 증가세 꺾여
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오름세…아파트값 상승세가 위험요소

[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을 제한하면서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지난 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15조9000억원(1.0%) 증가했다.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동기보다 58조8000억원(3.9%) 증가에 그쳐 2004년 2분기(2.7%) 이후 15년 1분기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보험,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산한 포괄적인 의미의 가계부채다.

앞서 가계신용 증감률은 금리하락과 대출 규제 완화 등 여파로 지난 2015년(10.9%), 2016년(11.6%), 2017년(8.1%)에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종합대책과 대출규제 정책을 쏟아내며 부채 증가율은 작년 이후 한풀 꺾인 모양새다. 가계신용 증감률은 작년 2분기 7.5%에서 3분기 6.7%, 4분기 5.9%, 올해 1분기 4.9%, 2분기 4.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계신용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절대 규모가 크고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기준 18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회원국 평균치(130.6%·2018년)를 상회했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 대비 1.3% 늘어 2분기(4.3%)·3분기(3.9%) 가계신용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하고는 있지만 지난 2012년 이후 크게 증가한 여파로 부채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거래량 증가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가계대출 증가를 다시 이끌 수 있는 위험요소로 꼽힌다.

특히 주택거래량 증가와 서울 중심의 아파트 가격 상승 추세는 가계대출 증가를 다시 이끌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3분기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폭(-2조8000억원)은 줄었으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조1000억원)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취급분을 새로 반영한 국내 전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9월말 기준 830조3000억원으로 지난 2007년말(34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4배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 증가하고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분기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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