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형 충남 공주소방서 서장 / 사진

▲ 박찬형 충남 공주소방서 서장
불조심 강조의 달인 11월이 벌써 막바지에 들어섰다.

다가오는 겨울철을 대비해 소방서는 피난약자인 요양병원 등 재난약자시설에 대해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화재를 대비한 각종 소방훈련에 땀을 흘리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화재 시 시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소방시설을 정비하고,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재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전(4만7318건)에 비해 2018년 총 화재건수(4만2338건)는 소폭 감소했지만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2441명에서 2594명으로 증가했다.

소방에서는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방시설의 사각지대였던 주택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를 강조하고, 화재안전특별조사로 국가적 차원의 안전점검을 실시하며,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에게 맞춤형 소방안전교육과 홍보를 하고 있지만 획기적으로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시민들의 발’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등 재난약자의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청소년이나 성인의 경우에도 초기소화를 할 경우 피난로 등의 안전을 확보한 후에 소화를 시도하고, 소화가 곤란하면 신속히 대피하여야 한다.

이전에는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초기 화재진압의 중요성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는 초기소화보다 대피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이다.

시민들은 화재를 발견하면 먼저 비상벨 등으로 화재를 알리고, 신속하게 대피한 후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린이와 노약자 등 시민들의 안전이 확보되면 소방은 인명구조에 대한 걱정 없이 화재진압에 집중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소방력 운용이 가능하다.

‘불나면 대피먼저’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계속적으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위해 기존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실천해 나아감으로써, 금년에는 화재로 인해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안전도시 공주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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