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24시 성심동물메디컬 센터 제공
[일간투데이 이성자 기자] 최근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고양이 집사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강아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고양이는 품종 특성상 스트레스에 취약한 질환을 많이 가지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연령의 경우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특히 취약하며, 2세 미만의 사망률이 강아지에 비해 높은 편인데 이는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이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발현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은 고양이와 관련된 여러 질병 중 특발성 방광염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말 그대로 특별한 이유없이 혈뇨(피 오줌)를 보거나,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을 말한다. 강아지의 경우 방광염이나 결석이 대부분 원인을 차지하는 반면,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스트레스에 의한 방광벽 손상으로 방광염이 발생하게 된다. 초기에는 혈뇨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어 배뇨를 힘들어 하고 소변을 찔금 찔금 보는 증상을 보이며, 시간이 지나면 아예 소변을 못보게 되면서 신후성 신부전이 발생하게 된다. 신후성 신부전이 발생되었을 때 적절한 시기에 요도를 개통해주지 않는다면 고칼륨혈증이나 요독증에 의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사로 인한 환경 변화, 공사 등의 시끄러운 주변 환경, 다묘 가정, 개체 수에 비해 부족한 화장실 등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주 원인이 되며, 여아와 다르게 해부학적으로 요도 내 슬러지가 플러그를 형성하여 막히기 쉬운 구조를 지닌 남아에서 자주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없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치료의 경우 여러 내과적 약물치료가 시도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주는 근본적인 환경의 개선이 없다면 약물의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우며, 요도개통술을 통해 막힌 요도를 뚫어주고 방광 내 찌꺼기가 모두 제거될 때까지 입원치료를 해야한다.

문제는 이러한 방광염이 환경적 개선 없이는 언제든 재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재발되는 아이의 경우 퇴원 후 수일 내에 다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화장실을 여유있게 배치해 두어야하며, 아이들이 배뇨를 보는 장소가 너무 오픈되거나 시끄러운 환경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충분히 많은 음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들은 정체된 물 보다는 흐르는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양이 전용 분수를 설치해 주거나 습식 사료 등을 통해 아이들이 충분히 음수를 섭취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사 등을 할 경우에는 아이들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이사 초기에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매우 예민한 고양이들의 특성상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되는 질환이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복되는 요도 폐색은 결국 지속적인 신장 손상을 유발하며, 강아지에 비해 적은 네프론 수를 가진 고양이는 이러한 손상에 대한 회복력이 약하므로 방광염이 개선된 이후에도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약물적 치료와 환경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재발이 되는 경우에는 회음 요도루 성형술을 통해 근본적으로 요도가 폐색되는 해부학적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능하다.

고양이는 결코 작은 강아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발생원인이 다르며 치료방법 및 예후도 다르다. 또한 치료 시 아이들의 성격도 매우 중요한 섬세한 반려동물이다. 집사들의 꼼꼼한 건강상태 체크와 관심을 아이들이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움말 : 24시성심동물메디컬센터 박형진 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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