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 공급 부족 사과문'서 "CPU 파운드리 사용 늘릴 것"

▲ 지난 10월 독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정은승 사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인텔로부터 CPU(중앙처리장치)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따낼 전망이다. 인텔과 삼성 간 파운드리 계약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주력 분야인 CPU의 위탁 생산을 맡기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PC용 C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자체 생산 외에도 위탁생산을 결정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휴렛팩커드(HP)와 레노보 등 PC 제조업체들이 CPU 공급 부족 사태를 비판하자 20일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부사장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에서 수요 예측 실패를 시인하면서 파운드리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인텔의 CPU를 위탁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세계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등으로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메모리와 비(非)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산업에서 글로벌 1위를 다투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업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매출의 부진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경쟁사인 두 업체간 협업은 인텔이 하반기에 CPU 생산량을 두 자릿수로 늘렸지만 여전히 공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에 인텔이 삼성전자와 CPU 위탁 생산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TSMC가 세계 2위 CPU 업체인 AMD 제품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와 거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인텔과 파운드리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26일 보고서를 통해 "TSMC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내년에 퀄컴에 이어 인텔 칩 외주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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