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제1야당 원내대표 부끄러워”...나경원 “적반하장”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혁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 고위 관료에게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회담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것을 놓고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제1야당 원내대표로 부끄럽다고 비판했고,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서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혁신특위 회의에서 “할 말 안 할 말 분간 못하는 이런 분이 제1 야당 원내대표라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 대표는 “저는 기사를 보면서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아무리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는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라지만 어떻게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 그리고 전세계가 바라고 있는 한반도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막아서는 일을 성과랍시고 얘기하는 걸 선거 승리를 위해서 국가 안위를 팔아먹는 매국 세력이 아닌지, 국가적 망신”이라고 힐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당의 원내대표는 물론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는 국민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국가적 숙제인데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 선거 승리를 위해 북풍, 총풍마저 서슴지 않았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면서 한나라당 시절 총풍 사건을 언급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남북문제를 선거에 악용하는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선거 때만 되면 총풍사건 등 북풍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던 행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하다하다 미국에 가서 북한을 멀리하라고 요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보수정치권 수준이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대로 된 미북정상회담은 환영한다. 총선 직전에 총선을 흔들기 위한 가짜 평화쇼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자신을 비판한 것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표현했다.

나 원내대표는 “남측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정상회담이 제대로 됐나, 지방선거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뭔가, 하노이 정상회담은 또 어땠나”고 반문했다.

이어 “진정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북정상회담은 지지하지만 총선용 이벤트로 속아서 하는 미북정상회담은 있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의 북미회담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매국행위’로 읽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진짜 북미회담’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입장이지만 보수야당이 ‘평화’를 버렸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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