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 '대미 압박용'으로 풀이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실언이 북한 미사일 발사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데 대해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무성 일본담당 부국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가를 오래지 않아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때 가서는 방사포탄과 탄도미사일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대비해보고 알아둘 것을 권고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방사포탄을 탄도마사일로 착각한 아베 총리의 경솔한 발언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무성 부국장은 총리를 향해 "조미협상(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그 무엇이든 '북 위협'이라고 괴성을 지르면 미국이 좋아할 것이라고 타산한 것 같은데 정치 난쟁이의 머리는 참새골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라며 비난했다.

이어"난쟁이(아베)와 괜히 상종하다가는 망신살만 무지개살 뻗치듯 할 것이므로 애당초 영원히 마주 서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날로 굳어져 가는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베는 정말로 구석구석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바보이고 둘도 없을 희대의 정치 난쟁이다. 평양은 아베라는 물건을 이렇게 품평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아베 총리가 희망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이나 평양 방문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아베 총리 비난 성명 이면에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연말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연말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국 북한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실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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