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산정 문제점·산정 오류 해소
신뢰성 강화 방안 등 발표

▲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고층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정부가 부동산 공시 제도 개편을 위한 로드맵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공시가격의 유형별·지역별 균형성 제고하면서 연차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공개해 '깜깜이 공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7일부터 시작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격 열람을 앞두고, 다음주 부동산 공시가격 신뢰도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올해 논란이 된 공시가격 산정의 문제점과 산정 오류 해소 등 신뢰성 강화 방안과 함께 공시가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가격의 금액별(고가-저가주택), 지역별(서울-지방), 유형별(아파트-단독주택 등) 형평성·균형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동주택에 비해 현실화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최대 3배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높았던 공동주택은 작년 수준인 68.1%에 맞추되 표준 단독주택의 현실화율은 작년 51.8%에서 올해 53%로, 표준지 공시지가는 62.6%에서 64.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공시제도는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부동산 평가 등 60여가지 행정목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 산정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표준 단독주택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개별 단독주택간 공시가격 상승률 격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지는가 하면,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일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통째 정정되는 등 산정 오류가 발견되며 신뢰도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에 감사원은 현재 국토부와 감정원을 상대로 공시가격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다음주 발표할 신뢰성 강화 종합대책에서 연차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고 이를 공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 개편 로드맵' 추진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주에는 로드맵 수립 계획을 밝히고, 앞으로 관련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께 완성된 로드맵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서는 공시가격 산정 절차 공개 등 제도 개선 관련 법안이 줄줄이 발의돼 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지난해 8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정기적으로 조사·공표하도록 하고, 공청회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설정한 실거래가 반영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로드맵에는 일정 기한까지 현재 50∼60%대인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70%에 못미치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8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서민들의 보유세 부담이 급등하지 않도록 세율 개정 등 후속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달 17일 표준주택 예정 공시가 열람에 앞서 다음주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방향을 공개하고, 올해 문제가 된 공시제도 신뢰성 제고 방안을 비중있게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에는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은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표준-개별 주택·토지 간 공시가격 격차가 크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대형주택의 공시가격이 소형주택보다 낮은 주택형간 가격 역전현상 등의 오류도 시스템 개선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감정원 주도로 이뤄지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심사 절차와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공동주택도 정부 주도로 심사가 이뤄지고, 외부 감정평가사 등의 참여를 확대해 단계별 심사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